''관리종목이 웬 현금배당''

관리종목인 남성정밀이 정기주총에서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해 화제다.

화의채무를 갚지 못해 관리종목에 지정된 업체가 빚을 갚기보다 주주들에게 현금배당을 결정한 것은 보기 드문 사례다.

남성정밀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8억원 발생했다며 오는 16일 주총에서 액면가 대비 12%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전체배당금액은 4억원 규모다.

남성정밀 서영삼 부장은 "지난해 순익이 1999년(6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 주주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남성정밀의 지난해 매출은 2백6억원,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2천%대에서 2백44%로 대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 채권은행단 등에 갚아야 할 빚이 57억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을 배려한 현금배당''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제1대주주인 박실상 남성정밀대표이사등 2인이 소유한 지분이 78%(5백14만주)를 넘어서고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주주를 위한 현금배당이 아니냐는 도덕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비율대로 현금배당을 할 경우 전체 배당금액 4억원 가운데 3억8백만원이 대주주외 2인의 몫이다.

나머지 9천여만원을 수많은 소액주주들이 나눠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남성정밀은 이달말 당기순이익 가운데 9억원을 화의채무변제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