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반도체주가 모처럼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집중되면서 반도체주가 바닥을 치지 않았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7.14%(1만3천원) 오른 19만5천원에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자딘플레밍,워버그,HSBC증권 창구 등을 통해 6백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20만5백원에서 13일에는 18만2천원으로 3일 연속 하락,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현대전자도 이날 3천1백50원을 기록,전날보다 5%(1백50원) 상승했다.

현대전자는 지난 13일 장중 한때 2천9백15원까지 하락,3천원대가 붕괴되기도 했다.

현대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됐지만 개인들이 매수에 가담하면서 6천만여주가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전날 나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데다 현대전자가 10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D램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점이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국내외 증권사들이 작년 여름 이후 약세를 이어가던 D램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메릴린치증권은 D램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고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에 D램 시장 환경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도 64메가D램의 경우 1.5달러에서 현재 2달러 수준으로,1백28메가D램의 경우 3.5달러에서 4달러대로 가격이 상승했다는 점을 들어 D램 가격이 저점을 지났다고 주장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D램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곧바로 상승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저점을 지난 것은 분명하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1·4분기를 고비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가 바람직하다며,현대전자의 경우에는 자구노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SFB증권은 최근 나타난 반도체 가격의 반등은 인위적이며 투기적인 요소에 의한 일시적인 상승이기 때문에 바닥을 지났다고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노근환 동양증권 리서치팀장도 "D램 가격의 하락세가 진정된 것은 분명하지만 업황이 좋아진다고 볼 수 없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