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인도네시아는 재정수지 악화로 경기부양책 실시 등에 어려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통화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경제부는 13일 국제금융센터의 ''엔화와 루피아와 약세의 공통점'' 보고서를 인용, 정치적 혼란, 금융구조조정 난항 등으로 이들 국가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통화의 흐름

엔화는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당초 예상치인 0.6%보다 높은 0.8%를 기록하고 긴급경제대책 발표에도 불구, 120.50엔대를 돌파함으로써 99년 7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12일 니케이지수는 경제대책에 대한 실망감고 나스닥 폭락,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85년 4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2,171을 나타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역시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분기결산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달러를 사들이면서 지난 9일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0,000루피아화를 뚫었으며 12일에는 장중 무려 12%나 절하되기도 했다. 지난 2월 19일 시작된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이미 상당폭의 달러프리미엄이 붙어 호가돼 실제 거래규모는 1,000만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역내와 NDF 시장간의 차익거래 등으로 통화약세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약세를 보이는 이유

보고서는 두 통화의 약세의 이유로 재정적자 심화와 정부부채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GDP대비 정부부채는 일본이 136%, 인도네시아는 170% 수준을 보이고 있어 재정적인 어려움이 큰 데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구조조정 난항 △정치적 혼란 및 리더쉽 부재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향후 전망

양국 정부는 이에 따른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일본정부는 세금감면을 통한 경제대책을 내놓았으나 이는 재정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이며 정치적 혼란은 이 대책의 시행시기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니케이신문과 다우존스 뉴스는 오늘 중 모리총리가 사임할 것이란 보도를 내놓았다. 또 외환당국에서 엔화매도개입에 대한 논쟁이 있을 뿐 약세 방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아 약세 유도를 통한 수출강화를 이용, 경기회복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시장개입을 실시했으나 포기하고 정부측에서도 자본통제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IMF와의 자금지원 협상이 어려울 경우, 인도네시아 해외진출기업들의 이익금 본국송환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양국 모두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금융구조조정 추진시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막대한 구조조정 자금투입이 불가피하다면 신속하고 적절한 자금투입으로 구조조정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