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닷컴주의 최대 화두는 ''유료화''다.

닷컴주란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가상공간에서 사업을 펼치는 기업.당연히 주요 수입원은 광고다.

그러나 인터넷 광고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않는 데다 경기마저 위축돼 닷컴주는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닷컴주 거품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닷컴주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료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중이다.

다음 새롬 등이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하면서 이익 창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유료화에 성공해 ''수익모델 부재''란 오명을 털어버릴지가 관심사다.

닷컴주간 M&A도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M&A 역시 살아남기 위한 방편중 하나다.

약점 보완이나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위한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측의 적극 부인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야후코리아의 합병설이 퍼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닷컴주 현황=닷컴주의 범위는 넓다.

가상공간에서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당연히 이 범주에 속한다.

그뿐 아니라 하나로통신 등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싸이버텍홀딩스 한국정보공학 등 인터넷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도 닷컴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렇지만 홈페이지를 통한 영업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 순수한 의미의 닷컴주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코스닥시장내 닷컴주는 △무료 e메일 서비스업체인 다음 △무료 인터넷전화사업자인 새롬기술 △경매서비스업체인 옥션 △뉴스제공업체인 디지틀조선 △쇼핑몰업체인 인터파크 △인터넷 커뮤니티를 추구하는 골드뱅크 등이 있다.

<>미국 닷컴주 동향=국내 닷컴주 주가에 영향을 주는 미국 닷컴주로는 야후 아마존 e베이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미국 닷컴주들도 시련기를 맞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엔 ''야후 쇼크''가 전세계 닷컴주에 일격을 가했다.

야후는 이날 올해 1·4분기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25% 이상 적은 1억6천만∼1억7천만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소식으로 주가는 15.52%나 떨어졌다.

이날의 주가 급락으로 6시간 이상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다음날 개장된 국내 코스닥시장도 비슷하게 움직였다.

다음 새롬 등 닷컴주들이 고개를 꺾고 급락세를 탔다.

닷컴 선두주자인 야후마저 수익성 악화로 흔들리는데 국내 닷컴주야 오죽하겠느냐는 불신이 주가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실적 및 주가전망=지난해 닷컴주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본업인 영업에서 흑자를 기록한 곳은 찾아볼 수도 없다.

인터파크의 경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무려 1백90억원 및 1백70억원을 기록했다.

새롬기술도 영업손실 2백15억원,당기순손실 2백19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골드뱅크 등 일부 기업은 주총이 임박했지만 외부감사인과의 의견충돌로 지난해 실적을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

영업외적인 부문에 대한 회계처리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옥션은 외부감사를 끝냈지만 공개를 거부했다.

국내 닷컴주의 실적부진은 여러 요인에서 비롯된다.

경기가 급격히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터넷 광고효과에 대한 광고주들의 의심까지 겹쳐져 인터넷 광고시장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는 추세다.

진입장벽이 낮아 새로운 업체들이 계속 들어오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실적을 나쁘게 만드는 요인이다.

올해라고 성적이 별반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의 닷컴주들이 매출목표는 선뜻 공개하고 있지만 이익 목표치는 함구중이다.

이익을 낼 자신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매출 목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높게 잡고 있다.

지난해 2백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인터파크는 2백70% 늘어난 9백16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의 매출목표액은 1천억원으로 지난해(2백85억원)보다 2.5배 높았다.

새롬기술은 지난해보다 2백2% 증가한 4백14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닷컴주 주가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미국 닷컴주 주가에 영향을 받으면서 움직일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수익 모델이나 사업구조가 유사해 다른 어느 업종보다 주가 동조화가 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의 단기 주가 전망은 다소 비관적으로 흐른다.

나스닥지수가 닷컴주 등 첨단기술주 약세의 영향으로 2,000선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어 국내 닷컴주도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도움말주신분=허도행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