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달러/엔 환율 급등과 주식시장의 폭락에 의한 ''쌍끌이''로 1,280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오전장을 마감했다.

환율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모두 상승쪽으로 기울어 있어 1,280원을 다시 찍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9일보다 10.20원 높은 1,279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달러/엔 환율의 속절없는 급등이 환율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 동남아 통화 약세 등도 이에 가세했다.

이날 환율범위가 기준율보다 높은 관계로 업체들은 급락가능성을 우려, ''너무 많이 쥐고 가지 말자''는 인식아래 꽤 많은 물량을 내놓고 국책은행도 조정에 나섰다. 그러나 대세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역외에서는 다소 레벨이 높아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달러/엔 환율이 추가 상승하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0엔대를 다져나갔다. 도쿄 주식시장 닛케이지수는 이날 378포인트가 급락, 거품 경제 붕괴이후 최저치인 12,249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달러/엔은 장 초반 119.50엔대에서 거래되다가 한때 120.62엔까지 올라 2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소 타로 경제재정담당상도 이날 "일본 경제전망이 낙관적일 수 없다"며 "올해 GDP 성장목표치인 1.7% 달성이 확실하지 않다"고 말해 일본 경제의 하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엔화약세가 더 없는 ''대세''임을 시사했다.

동남아 통화도 일본경제의 위기감을 정면으로 흡수하면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달러/루피아가 지난주 29개월만에 10,000을 돌파한 이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투기적인 달러 매수세가 루피아화 약세를 이끌고 있다.

연중고점 1,293원을 깰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아 보이나 오후에도 추가 상승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엔화와 국내 증시에 둘러싸인 전형적인 더블위칭데이"라며 "저점을 점차 높이고 있어 1,280원에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국에서 확실한 입장을 보여줄 필요도 있을 것 같으나 수출경쟁력 등을 감안, 쉽게 조정에 나서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 환율에 연동하는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120엔대에 머문다면 1,280원 위로는 다소 어려워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지난 9일보다 7.20원 높은 1276원에 한주를 시작, 120엔 고지에 안착한 달러/엔 환율과 550선이 붕괴된 국내 주식시장 폭락 등의 ''악재''를 품고 상승기운을 탔다.

지난 8일 장중 고점인 1,279원에서 대기매물이 쏟아지면서 다소 소강상태로 돌아서기도 하면서 1,280원에 다가서기 위한 시도가 계속됐다. 오전중 고가는 1,280.10원이었다.

한편 이달 들어 11일까지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4억 6,2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전달동기 적자 10억 7,900만달러와 지난해 동기 적자 13억 9,700천만달러보다 개선됐다. 이날까지 수출은 31억 9,400만 달러, 수입은 36억5,600만 달러로 수입이 큰 폭으로 위축된 것이 무역수지를 개선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