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도 지루한 횡보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무게중심이 하락세로 기울고 있다.

전세계 증시의 나침반역할을 하는 나스닥지수가 불안하기 짝이 없는 데다 현대전자와 현대건설 등의 유동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시안정을 제1의 경제정책으로 삼고 있는 정부가 연기금 등을 동원,지수방어에 나서고 있어 처참한 추락세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주가지수는 530∼580선에서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에따라 주초에는 나스닥지수의 향방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보수적인 매매를 하는 게 현명할 것같다.

◇주식시장=나스닥지수의 2,000선 지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 주말 나스닥지수는 1백15.95포인트(5.35%)나 폭락한 2,052.78로 장을 마감했다.

일년 전인 지난해 3월10일 5,000을 넘어섰던 데 비해 60% 폭락한 것.인텔이 치명타를 날렸다.

인텔은 목요일 장 종료 후 "아무래도 이번 분기 매출이 예상수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라며 "반도체가 사용되는 모든 산업부문에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는 국내외 반도체 주식의 주가 동향이 증시의 방향타가 될 공산이 크다.

이번주에도 나스닥에 영향을 줄 재료가 미국에서 잇따라 발표된다.

13일 소매판매액추이를 시작으로 15일에는 보름전 나스닥에 주름살을 만들었던 오라클의 실적이,16일엔 2월 산업생산과 생산자물가지수가 각각 발표된다.

나스닥지수가 폭락하면 미국내 뮤추얼펀드에서 자금환매가 일어나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펀드가 ''팔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주초에 예정된 일본정부의 경기부양대책도 국내 증시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엔화약세는 국내 수출기업의 채산성악화와 연결되는 데다 외국인의 매수규모를 결정할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오는 20일의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가까워질수록 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이 경기급락세에 따른 투자심리 급랭을 상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문제로는 현대건설과 전자의 자금난 문제,동아건설 법정관리 폐지이후의 건설업계 동향이 관심사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부장은 "국내시장은 가격 메리트를 무기로 한 기술적 반등세를 마무리한 것같다"며 "대형주도 중소형주도 이렇다할 시세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일단 나스닥이 바닥을 확인하느냐가 주가 반등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선물시장=지난 주에는 선물·옵션 만기일에 대한 부담감으로 주초부터 조정양상을 보였으나 당일엔 오히려 상승하는 이변을 낳았다.

선물6월물은 약세로 반전됐다.

특히 주말의 종합주가지수 급락으로 주요 이동평균선이 모두 하락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발 외풍에 증시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사이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해왔던 72선을 상향 돌파하지 못한 데다 심리적 지지선이던 71선이 무너진 점도 부담이다.

LG투자증권 정승욱 연구원은 "주초 70선이 유지되더라도 당분간 매도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지난 주에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주중반까지는 예보채 발행물량 증가에 따른 부담감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국고채 수익률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주말에는 정부가 저금리정책 의지를 거듭 표명하면서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번 주에도 정부의 금리안정 노력으로 채권수급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한화증권 오동훈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의지는 유효하다"며 "국고채 수익률은 5.60%에서 6.05%사이에서 등락하며 평균적으로 5.80%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