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 2,000선이 깨질 것인가.

세계증시가 나스닥증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0선 붕괴가 몰고올 충격과 파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제2의 ''블랙먼데이''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2,000선 붕괴시 세계증시의 동반 폭락은 불가피하다.

이는 월가가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이 경우 하반기 세계경기회복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경기침체가 내년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나스닥은 지금 몇시인가 =예측 불허의 캄캄한 밤중이다.

지난 주말 나스닥지수는 2052.78로 2,000선까지 불과 52포인트가량 남아있다.

이 정도는 단 1시간만에라도 떨어질 수 있다.

꼭 1년전인 작년 3월10일의 사상 최고치 5,048.62에 비해 59.2%나 폭락한 상태다.

지난 1년 사이에 나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6조7천억달러에서 3조1천6백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5%에 해당하는 자산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 2,000선 깨질까 =전망이 엇갈린다.

2,000선을 최후의 지지선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붕괴를 시간문제로 여기는 견해도 적지 않다.

미국 금융회사인 워델&리드파이낸셜의 수석 투자분석가 헨리 헤르만은 "기업들의 실적악화는 지난주를 고비로 증시에 거의 다 반영됐다"며 2,000선이 하락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악재들이 노출될 만큼 노출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시상황에 정통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교수는 주가의 하락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는 1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주가가 그간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경기상황과 기업실적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고 언급, 나스닥지수의 2,000 붕괴를 점쳤다.

◇ 관건은 기업실적과 경기지표 =이번주에 발표되는 미 기업들의 실적과 경기지표들이 2,000선 붕괴여부의 최대 관건이다.

실적과 지표가 호전쪽으로 나타날 경우 나스닥지수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실적과 지표가 악화될 경우 2,000 붕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존행콕파이낸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빌 체니는 "기업실적과 경기지표가 나스닥주가의 추가하락 및 반등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주에도 50여개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1.4분기 및 연간 실적전망을 발표한다.

이중 증시에 큰 영향을 줄 기업 실적은 얼라이언스세미컨덕터(12일 발표) 오라클(15일) 반즈&노블(16일)이다.

주가향방을 가를 경기지표들은 2월 소매판매액(13일)과 생산자물가(16일).

이 지표들이 경기호전을 나타낼 경우 주가는 반등여지가 크다.

특히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1월(1.1% 상승)보다 낮을 경우 금리인하 여건이 좋아져 증시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 2,000선 붕괴시 파장 =전세계 기술주들의 동반 추락이 불가피하다.

올들어 세계증시는 나스닥지수에 연동돼 왔다.

2,000선 붕괴시 가장 큰 문제는 미국 등 세계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증시의 동반추락은 기업들의 투자 및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하반기 경기회복론''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특히 미 경제의 하반기 회복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세계경기불황이 내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정훈 국제전문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