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변동에 따른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된 하루였다.

여전히 다음주 환율에 대한 열쇠는 달러/엔 환율이 쥐고 있으나 차츰 그 고리가 약해질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마감가 1,273.50원보다 4.70원 낮은 1,268.80원에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일본 정부의 긴급경제대책 발표를 앞둔 기대감으로 달러/엔 환율이 119.20엔대까지 급락하자 1265원 아래까지 하락했던 환율은 다시 달러/엔이 상승반전하면서 은행권이 달러 되사기에 나서 1268.80원으로 뛰어올랐다.

거래가 없는 주말을 앞두고 무거운 포지션을 털어버리려는 의도가 집중되기도 했으며 전반적으로 달러/엔 환율 뒤를 좇아가는 양상이었다. 외적으로 치열하게 달러/엔의 향방을 좇아 초점이 맞춰져 엎치락뒤치락 거리며 방향 잡기가 쉽지 않았다.

일본 외환당국 관계자는 이날도 잇단 발언을 통해 달러/엔 환율을 교란시켰다. 미야자와 재무상은 "정부와 중앙은행간 의견차는 없다"면서 "투자자들이 엔화의 인위적인 조정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엔화 매도 개입에 대한 위험이 다소 줄기도 했다.

모리총리 사임과 관련한 루머들도 달러/엔에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98년 10월 7일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0,000루피아를 기록, 2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S&P는 기업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하는 등 악재들도 줄을 이었다.

1,265원 수준까지 환율이 떨어지자 저가로 인식한 결제수요도 꽤 많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시중은행에서는 이날 1억달러가 넘는 결제수요를 처리하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상승하면 1,270원대로 다시 오를 것"이라면서 "당분간 1,260원은 탄탄하게 지지돼 다음주 거래 범위는 1,255∼1,275원으로 넓게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날 장중 고가는 1,270.50원, 저가는 1,263.5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7원이었다.

이에 앞서 오전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4.50원 낮은 1269원에 거래를 시작, 달러매수초과(롱) 상태를 정리하면서 미끄럼을 타 전날 마감가보다 10원이나 낮은 1263.50원까지 급락했다. 업체 네고물량도 환율 급락세를 도왔다.

그러나 저가매수세가 추가하락을 막으면서 차츰 올라 1,265∼1,266원 사이에서 대부분 거래가 이뤄졌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