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가 오후에 집중되면서 지수선물이 약세로 마감됐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까지 신규매수를 늘리면서 순매수를 보였으나 오후들어 6,300계약까지 신규매도를 급증시키면서 3,000여계약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하루걸려 순매도와 순매수를 번갈아 했으나 최근들어 장중 매매태도를 변화시키는 기민성이 더해진 모습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대내외 악재 속에서 지수의 하락쪽으로 무게감이 쏠리자 헤지성 매도가 나오고 그 틈을 타 투기거래까지 가세한 듯하다"면서 "68을 저점으로 69선까지는 기간조정을 좀더 거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3월물 선물옵션 만기 이후 최근월물이 된 코스피선물 6월물은 전날(71.90)보다 1.60포인트, 2.23% 떨어진 70.30으로 장을 마쳤다. 9월물은 70.60으로 전날보다 1.90포인트, 2.62% 떨어졌다.

선물 6월물은 미국 나스닥 하락 영향으로 개인 매도세가 쏠리면서 70.60으로 갭하락 출발한 뒤 70.50을 바닥으로 6월물 롤오버에 따른 투신 보험 등 기관의 환매수로 반등한 뒤 오전 중반 이후 외국인 신규매수가 증가하면서 71.80까지 올랐다.

이후 개인 매도가 지속되고 추가상승이 막히면서 71선에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오후들어 외국인 신규매도가 늘면서 70선으로 되밀렸고, 외국인 대량 매도가 진행되자 한때 69.75까지 떨어졌다가 기관의 저가매수가 합세하면서 70선은 회복했다.

코스피200지수는 포항제철을 제외한 삼성전자, SK텔레콤이 4% 이상 급락하면서 전날보다 1.90포인트 떨어진 70.55로 마감했다.

외국인 선물 매도로 선물가격이 코스피200지수보다 더 떨어지면서 선물저평가를 시정하기 위한 기관들의 매도차익거래가 급증했으나 여전히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25의 백워데이션 상태로 마쳤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188계약, 개인이 3,117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투신이 3,744계약의 순매수로 맞받아치면서 보험이 1,240계약, 증권도 982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매도차익 951억원을 포함해 모두 1,850억원에 달해 거래소 대형주의 급락세를 가져왔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74억원을 포함해 425억원에 그쳤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어제 불가피하게 롤오버된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하락압력을 가중시켰으나 프로그램 매도는 대략 일단락된 것 같다"면서 "연기금 매수세 등을 지지로 향후 종합지수는 550선, 지수는 68∼73대의 추세터널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연기금에 의한 550선 지지가 과연 이뤄질 것이냐에 대해서는 한편의 믿음과 함께 여전히 회의적인 생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단 정부의 증시부양의지가 지속되면서 연기금의 저가매수세가 등장할 것이고 기관들의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가벼워지면서 수급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경기둔화와 기업실적 악화로 내홍을 앓고 있는 미국 나스닥지수가 2,000선을 지키고 바닥을 다질 것이냐,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일본과 달러/엔 환율 상승이 어디를 향할 것이냐가 점검될 필요가 있다.

해외 경제여건과 금융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고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있다.

국내적으로도 해외와 연동돼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 급반등 상황도 안정돼야 증시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 관계자는 "미국의 나스닥이 바닥을 찍더라도 국내적으로 기업 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반등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경기의 조기상승 기대감만으로 증시안정을 기하기는 내부체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외국인의 선물매매패턴이 더 변화무쌍해져 선물영향력이 증대될 것"이라면서 "현물의 경우도 외국인 매수가 크게 유입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6월물 거래량은 9만3,583계약을 기록했고, 미결제약정은 전날보다 7,475계약 급증한 3만727계약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3조3,101억원이었다. 9월물 거래량은 18계약, 거래대금이 6억4,400만원, 미결제약정은 11계약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