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를 보면 종합주가지수를 알수 있다''

현대전자가 증시의 고민을 대표하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상당한 재무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과 경기사이클상 후퇴기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현대전자가 한국 경제의 전반적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전자는 산업은행등 금융권의 도움으로 지탱되고 있는데다 D램 가격이 연일 떨어지면서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경제도 자금시장 경색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경기가 하강해 종합주가지수가 500∼600선에서 맴돌고 있다.

최근 들어 주가 측면에서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전자가 10%나 하락한 지난2일 종합주가지수도 3%이상 급락했다.

지난5일과 6일 현대전자가 소폭이나마 상승하자 종합주가지수도 오름세를 탔다.

7일엔 둘다 보합세에 머물렀다.

증시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경기하강이 언제쯤 멈출까=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이른 시일 안에 반도체업종 및 전체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업종의 경우 반도체의 주 수요처인 PC업종의 경기가 불황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문환 동양증권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PC가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에서 PC가 포화상태에 놓여있어 판매정체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월가에서도 3·4분기까지 PC업종이 살아날 가능성은 적으며 반도체도 같은 상황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체적인 경기도 비슷한 상황이다.

유태호 다임인베스트먼트 사장은 "미국경기가 하강국면으로 바뀐데다 국내 소비도 줄고 있어 국내경기 하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상승반전은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께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재무리스크는 어느 정도인가=현대전자의 차입금은 8조원 수준이며 연간 지급해야 하는 이자만 9천억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달 돌아오는 회사채는 산업은행이 신속인수제를 통해 80%를 사주고 있는 형편이다.

반도체 경기가 꺾여 현대전자가 올해 흑자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크레디 리요네증권은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현대전자의 적자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7일엔 블룸버그통신이 현대전자의 미국 현지생산법인(HSA)이 5천7백만달러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다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현대전자는 일시적인 자금압박을 받았으나 수출환 어음한도가 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돌파구는 없는가=현대전자와 한국경제 모두 강력한 구조조정만이 유일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적자사업부문을 정리해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현대전자가 서비스사업부문을 분사시킨 것과 같은 형태의 구조조정이 보다 강도 높게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특히 "현대전자 자체의 사업구조조정도 문제이겠지만 절대 부채규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증권은 이와 관련해 금융권 부채의 출자전환(Debt-Equity Swap)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