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감경기가 6개월만에 부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공업과 화학·시멘트·운송업종이 봄철에 접어들면서 계절적 비수기를 벗어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으로 본격회복보다는 ''계절요인''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월21∼27일 동안 업종별 매출액 기준으로 600대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중 기업실사지수(BSI)는 102.4로 지난해 10월(91.8) 이래 처음으로 100을 넘었다.

전경련 BSI는 지난해 3월(131.00)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하강하기 시작, 지난해 7월 100 이하로 떨어졌으며 올들어 1월(62.7) 10개월간 하강 순환의 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 2월(83.0) 이래 2개월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경련은 소비투자 축소에 따른 매출 부진, 미국 경제의 불투명, 채산성 악화 등의 악재 요인이 지속되고 있으나 상당수의 경공업과 화학 시멘트 운송업종 등이 계절적 비수기에서 벗어나고 자금사정이 안정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 탈피에다 과거 몇 달간의 지속된 부진에 대한 심리적 반등이 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실물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어제 대한상공회의소가 1,993개 제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4분기BSI는 100으로 경기불안 심리가 진정되는 모습이었으나 아직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 100 이하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하며, 설문조사 방식으로 조사돼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산업별로는 제조업(BSI 102.5)과 비제조업(101.8) 모두 체감경기는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조업은 경공업(109.6)은 섬유·의복(93.2), 타이어제품(83.3)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음식료(140.0)과 가죽신발(130.0)의 호조로 중화학공업(99.3)보다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학공업 중에서 시멘트(135.3)이 봄철 공사 기대로 호조가 예상됐으나 전기전자(82.5)는 반도체 가격하락과 통신시장 축소, 기업체 시설투자 축소로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비제조업은 봄철 물동량 증가로 운송부문(125.0)과 신규 프로젝트가 증가될 정보통신부문(115.8)이 호조업종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내수(117.9)가 지난해 11월(99.5) 이후 5개월만에 회복세로 반전되고 제조업 수출(111.4)도 5개월만에 매출 회복이 전망됐다.

한편 기업들의 자금사정(103.1)은 다소 호전되고 채산성(108.2)도 금융비용 절감으로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들의 투자(100.7)은 여전히 유보적이고 재고(113.7)은 증가하면서 고용사정(97.1)은 좋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