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자금을 바탕으로 투신권이 매수에 나서고 있으나 지수상승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물 대량 순매수와 프로그램 매수세, 나스닥선물 강세 등으로 지수 낙폭이 제한되고는 있지만 시장체력은 약화된 모습이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증시 불안에다 국내 수급약화 우려감으로 개인이 순매도로 돌았고, 외국인은 소폭의 순매도를 보이면서 몸을 사리고 있다.

5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1시 30분 현재 지난 금요일보다 0.57포인트 떨어진 558.87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와 SK텔레콤, 한국통신, 포항제철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낙폭이 방어하고 있다.

그러나 고려산업개발 부도 사태 등으로 건설과 금융, 음식료, 의약, 기계 등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이면서 하락종목이 600개에 달하면서 상승종목보다 세 배나 많은 상황이다.

외국인 순매수로 지수선물이 70포인트를 회복하면서 기관의 선물 매도 관련 현물 매수세가 유입, 프로그램 매수가 400억원을 넘은 것이 지수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매도는 36억원에 불과하다.

기관이 프로그램 매수 등으로 258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는 반면 개인이 360억원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은 28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1∼2월의 유동성 장세가 일단락되고 구조조정이 명목상으로는 시장으로 인관된 상황에서 3월 이후 시장은 기업의 실적 개선 여부와 함께 구조조정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그저그렇고 고객예탁금 감소, 증시주변 자금의 유입이 가시화되지 않는 등 수급악화에 대한 경고멘트가 자주 등장한다.

이에 따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등 내적 에너지도 줄어 연기금과 관련된 지수관련 종목권에서 벗어난 개별종목들의 하락리스크에 대비하라는 주문이 늘고 있다.

대우증권의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 선물 매수에 의한 투신, 증권 등 기관 매수세가 블루칩 위주로 유입되면서 지수낙폭이 제한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일 등 해외시장 불안에다 국내 수급 약화로 시장 에너지가 소진, 개별종목들에 대한 하락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미일 증시불안에 국내 기업 부도 여파로 연기금에 의한 기술적 지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시장체력이 소진되고 투자심리가 위축돼 570선 이상을 상향돌파할 만한 힘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기둔화와 증시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본이 정책 무용론에다 국가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조건에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이러한 해외 위기 요인에 대해 단기적인 증시수급대책보다는 종합적인 점검과 함께 경제 전반의 전략과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경고음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한편 코스닥은 개인 순매수가 9억여원으로 감소된 가운데 70.74로 전거래일보다 1.25포인트 떨어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15억원씩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