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1월의 ''연초 랠리''는 물론 횡보 장세를 보이던 지난달까지도 장을 주도하던 증권주가 힘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5일 증시에서 증권업종지수는 전날보다 28.17포인트(2.19%) 하락한 1,259.22로 마감됐다.

우선주를 포함한 40개 상장 증권주 가운데 신영증권우선주와 삼성증권우선주B를 뺀 38개 종목이 내림세를 보였다.

이로써 증권업종의 5일 이동평균선은 1,373.87로 20일선(1,372.95) 위에 간신히 턱걸이 하며 기술적으로도 위험 수위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아직까지는 정배열(단기선이 장기선 위에 포진) 상태이나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역배열 상태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매기가 엷어진데다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며 수익이 나빠질 것이라는 점이 가세,증권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삼성증권 대신증권 굿모닝증권 등에 대해 ''사자'' 열기를 품었던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전환,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라 앉히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대신증권(89억원) 굿모닝증권(33억원) 동원증권(26억원) 등 우량 증권주에 대해 매도 우위를 지켰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의 심규선 애널리스트는 "증권주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며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장세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매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 애널리스트는 "지난 1월 중 거래소와 코스닥 양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5조2천억원에 달했으나 지난달 중순 4조8천억원을 거쳐 지금은 4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증권사의 실적 호전을 기대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보강이 전제되지 않는 한 증권주의 추가 상승 여력은 없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연내에 어떤 형태로든 재부각될 증권사간 인수합병과 저금리로 인한 자금 유입 등이 가시화돼야만 증권주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전에는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