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가 현 경제상황 및 전망에 대한 지표를 찾지 못한 채 뒤척인 끝에 나흘 내리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 154포인트까지 낙폭을 넓힌 뒤 가까스로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22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 전날보다 23.98포인트, 1.06% 내린 2,244.96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올들어 이날까지 9% 빠졌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526.81로 전날보다 0.23포인트 위에서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252.82를 기록, 2.45포인트, 0.20% 내렸다.

나스닥지수는 장중으로는 2.6% 이상 급락, 2,185.91까지 떨어지며 지난 98년 12월 31일 이후 수준으로 돌아갔다. 나스닥 100 지수는 장중 지난 9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000 밑으로 내렸다.

이날 주요 지수는 일부 저점인식 매수세를 받으며 몇차례 상승반전했지만 이내 다시 주저앉았다. 레이몬드 제임스 & 어소시에이츠의 수석 시장분석가 랄프 블로흐는 "하반기 경기가 회복되리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 조만간 강세장이 다시 열리리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경기선행지수와 실업 통계는 엇갈린 방향을 가리켜 뉴욕증시의 진동폭 큰 혼조세를 부추겼다. 경기선행지수는 넉달만에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반전했다. 반면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감소했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지난주 34만8,000명으로 전주에 비해 4,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 소재 연구기관 컨퍼런스보드는 1월중 경기선행지수가 통화공급, 제조업 근로시간, 신규건축승인 등 증가에 힘입어 0.8% 상승했다며 경기침체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소비자 기대 등은 떨어졌다. 컨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는 3~6개월 후의 경기를 예측하기 위한 지표로 앞서 석달 연속 하락했다.

이날 기술주 약세는 컴퓨터 데이터 저장장치 업종에서 비롯됐다. 저장장치 부문 최대 업체인 EMC가 이날 올해 판매전망치를 낮춘데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모건 스탠리가 이 부문에 대한 투자등급을 낮췄다.

EMC는 이날 인터넷 기업의 투자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올해 매출성장률을 당초 33%~37%에서 25~35%로 하향수정했다. 앞서 수요일 장 종료후 브로케이드는 컴퓨터 저장장치 고객들이 경제전망이 불확실한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매출 전망을 낮춰잡았다.

EMC 주가는 6.1% 하락했다. 나스닥의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즈는 6.2%, 맥데이터는 10.3%,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는 1.5% 하락했다.

기술주 가운데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반도체장비업체와 네트워크, 하드웨어 부문의 몇몇 업체만 상승세를 보였다. 실리콘 웨이퍼 장비 제조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KLA텐코는 리만 브러더스의 강력매수 투자등급 유지에 힘입어 강세를 띠었다. 리만 브러더스는 이들 업체의 매출전망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내년이면 반도체경기가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 내렸다.

이밖에 나스닥의 델 컴퓨터, 시스코 시스템즈, 선 마이크로시스템즈, 오라클 등이, 거래소에서는 노텔 네트웍스, 루슨트 테크놀로지스 등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종목별로는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월트 디즈니 등이 하락하는 가운데 AT&T, 알코아, 듀폰, SBC 커뮤니케이션즈, 이스트만 코닥, J.P.모건 체이스 등은 강세를 보였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