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금융당국의 "말"에 따라 널뛰기를 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흔들리면서 화색이 돌던 금융시장도 "잿빛"으로 돌변했다.

채권시장은 22일 개장과 함께 블룸버그통신이 "진념 부총리가 데이비드 코 IMF 서울소장의 ''콜금리 추가 인하 불필요'' 발언에 동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하면서 금리가 걷잡을 수 없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기관들이 ''묻지마 팔자''에 나서는 등 채권시장이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5.85%까지 폭등, 6%선을 위협했다.

오전 11시 재정경제부에서 "부총리는 금리와 관련한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해명이 나오자 상황은 급반전됐다.

금리는 단숨에 연 5.50%로 떨어졌다.

재경부는 홍콩에 있는 블룸버그 아시아본부에 정정보도도 요청했고 블룸버그측은 오후2시 정정기사를 내보냈다.

''국고채 시장 과열'' 발언으로 금리 급등세에 불을 붙인 한국은행도 진화에 나섰다.

한은은 "시장상황에 따라 통안채 일반매출 등 통안채 발행을 자제할 수 있다"며 수급카드를 꺼내 들었다.

채권시장에선 "통화당국이 병주고 약준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오후들어서는 손절매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은 종일 갈팡질팡했다.

국고채 시장이 냉각되면서 회사채 시장도 개점휴업 상태를 맞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 거래되던 BBB급 채권은 물론 SK 포항제철 등 우량물 회사채의 매매도 자취를 감췄다.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채권시장이 수급보다 심리에 의해 좌우되는 냄비장세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한 투신사 채권딜러는 "장이 워낙 혼란스러워 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