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가 무너지고 있다.

SK텔레콤이 5개월 만에 전저점 아래로 떨어졌으며 한국통신도 지난해 말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전세계 통신주가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 자금 부담으로 급락 추세를 보이는데다 내부 악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21일 주식시장에서 SK텔레콤 주가는 전날보다 8.2%나 하락한 21만4천원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9월18일(21만6천원) 이후 최저다.

주가 이동평균선도 5일(23만4천1백원) 20일(25만2천4백50원) 60일(26만2천6백50원) 등 역배열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통신도 4.7% 하락하며 6만5천5백원을 기록했다.

한통은 올 들어 한때 8만1천원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들어 상승분을 모두 까먹었다.

코스닥시장에서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도 모두 5% 이상 급락했다.

이날 급락은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촉발됐다.

통신주의 하락은 국내 통신 업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일본 최대 무선통신 업체인 NTT도코모도 최근 1년여 동안 60% 이상 하락했으며 보다폰에어터치 프랑스텔레콤 등도 50% 이상 떨어졌다.

브리티시텔레콤과 보다폰은 올 들어서만 25% 이상 하락했다.

AT&T 등이 포함된 미국의 나스닥텔레콤 지수는 올 들어 20% 내렸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99년 말과 지난해 초 통신주 랠리가 거품이었다는 인식과 IMT-2000사업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 자금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경우 IMT-2000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경매방식을 채택해 서비스 업체들은 7조∼8조원의 개시금을 각국 정부에 내야 한다.

IMT-2000 서비스 구축을 위한 투자자금은 이보다 몇배 더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디스나 S&P 등 신용평가회사들은 이 때문에 통신 업체에 대한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한통은 또 다른 악재가 있다.

SK텔레콤은 NTT도코모와의 외자유치 협상이 지연되고 있으며 외국인 한도가 소진돼 수급이 악화됐다.

한통은 정부 지분 15% 매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민영화를 추진해도 향후 매물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