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또다시 우뚝 섰다.

20일 거래소시장에서 증권주는 40개 전 상장종목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미국의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이 대우증권 인수를 추진중이란 소식이 불씨가 됐다.

전문가들은 증권주가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모멘텀을 고대하다가 M&A재료가 출현하면서 상승 시동을 건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날 상승을 두고 "2차랠리"의 신호탄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증권주가 유동장 장세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으나 아직 유동성 보강이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주 주가추이=이날 증권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백36.07포인트(9.71%)상승한 1,537.42를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 상승률(2.02%)을 크게 앞질렀다.

M&A설로 상승세에 불씨를 제공한 대우증권과 대우증권 우선주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LG투자증권과 세종증권은 상한가 근처까지 급등했으며 서울 굿모닝 동원 동양 메리츠 동부증권 등이 10%이상 상승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M&A대상으로 거론되던 동양증권 등이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증권업종지수는 지난 14일 철옹성처럼 보였던 1,400선을 돌파한 후 5일만에 1,500선을 돌파,추가 상승의 기대감을 키웠다.

◇상승배경=최근 충분한 조정으로 순환매 유입이 기대된 상황에서 때맞춰 튀어나온 대우증권의 외자유치설이 기폭제가 됐다.

장초반부터 급등한 대우증권의 상승세는 외자유치 재료를 보유한 중소형 증권사로 옮겨붙었다.

증권주 펀더멘털도 호전되는 추세다.

대신증권 정원식 애널리스트는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하루 거래대금이 평균 5조2천억원에 달한 지난 1월중 대형사들은 평균 4백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며 "2월들어서도 코스닥 시장의 열기로 이에 못지않은 순이익을 올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이 호전되는 상황에서 재료가 출현하면서 랠리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시장에서 빠른 순환매를 즐긴 개인 투자자금이 유동성장세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주로 관심을 돌릴 것이란 점도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전망=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거래 폭발로 매물이 상당량 소화했다"며 "코스닥시장으로 이동했던 ''개미군단''이 가세하면 증권업종지수가 1,600∼1,7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증권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엔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3월 결산을 앞두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형증권사의 실적이 여타 증권사와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메리츠증권 심규선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증권주가 시장전반과 동떨어져 상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종합주가지수와의 상관관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초에는 종합주가지수 상승이 동반됐기 때문에 증권주가 지속적으로 주가의 천정을 높일 수 있었다는 것.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연초랠리의 주도주였던 증권주가 재부상할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투신사 주식형펀드에 신규자금 유입이 미미한 점을 볼때 아직은 때가 이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증권주를 포함해 거래소시장에서 주도주가 확인되지 못할 경우엔 증권주의 추가반등은 물론이고 유동성 장세 기대감이 사그라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래저래 증권주가 거래소시장의 방향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