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 "랩어카운트 시대"가 열렸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의 성향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 주고 투자종목까지 추천해 주는 "맞춤형 투자상품"이다.

한마디로 증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모아 놓은 토탈금융서비스다.

랩어카운트가 새로운 상품으로 등장하면서 증권사 고객은 상품선택의 범위를 넓히게 됐다.

수수료수입을 노린 증권사 직원의 과도한 일임매매 또는 임의매매도 크게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된다.


<>랩어카운트란 무엇인가=랩어카운트(Wrap Account)는 한마디로 증권사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토탈금융서비스이다.

주식 위탁계좌처럼 매매 건별로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고객이 어떤 종목을 살 지 몰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증권사 지점에 있는 자산관리사(Financial Planner)가 고객의 돈을 알아서 척척 관리해 주기 때문이다.

자산관리사는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공격적인 또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짜주고 종목까지 추천해 준다.

가입금액은 대부분 개인은 5천만원이상,법인은 1억원 이상으로 제한된다.

증권사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고객이 맡긴 돈 가운데 배분된 자산별로 일정비율을 연간 랩수수료로 떼낸다.

대부분 증권사가 주식에 대해서는 연 1.5~3%, 채권은 연 0.01~1.0%, 수익증권은 0.1~1.5%를 받고 있다.


<>투자자 김씨의 사례=증권사 직원의 매매권유에 시달려 온 김씨.위탁계좌를 없애고 1억원을 모아 새 상품인 랩계좌에 넣어 놓았다.

증권사 지점에 있는 자산관리사는 1억원 가운데 주식과 채권,주식형과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비율을 3대3대2대2로 나누라고 권했다.

수수료는 주식자산 3천만원에 대해서는 연간 3%(90만원),채권자산 3천만원에 대해서는 연간 0.1%(3만원)이다.

각각 2천만원씩 들어있는 주식형 수익증권과 공사채형 수익증권에도 각각 1.5%(30만원)와 0.7%(14만원)의 연간수수료가 붙는다.

김씨가 일정한도내에서 매매를 한다면 연간수수료는 1백37만원.투자원금 1억원의 1.37%에 불과하다.

뿐만아니라 김씨는 자산관리사로부터 종목추천까지 받는다.

매수매도타이밍까지 알아서 자문해 준다.

만약 김씨가 위탁매매를 계속했다면 1년에 10번만 매매해도 수수료는 5%(매매금액 1억원x일반수수료 0.5%x10회=5백만원)이다.

매매를 빈번하게 했다면 투자원금의 10% 또는 절반이상도 수수료로 날릴 수 있다.


<>치열한 판매경쟁=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취급하고 있는 곳은 이달말 판매예정인 굿모닝증권까지 포함해 모두 9개사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6일부터 "MAPS랩"이라는 상품명으로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대우증권도 지난 7일부터 시스템공학을 통해 투자를 설계한 "플랜마스터"를 팔고 있다.

LG 대신 동원 삼성 현대 교보증권도 12일부터 본격판매에 돌입했다.

이밖에 2개 증권사가 랩어카운트를 팔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투자자문업 등록신청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랩어카운트가 증권사 영업의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시장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의해야 할 점은=현재 증권사들이 팔고 있는 랩어카운트는 "자문형"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증권사가 투자자문을 해주지만 주문은 고객이 직접해야 한다.

매매주문까지 증권사에 맡기는 "일임형"이 아직 허용되지 않았으므로 증권사가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약속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설령 그런 약속을 믿고 고객이 재산을 맡겨도 그 책임은 고객에게 돌아간다.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하반기 이후에 허용될 예정이다.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하지 않아도 위탁자산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김씨의 경우 주식이나 채권 수익증권을 하나도 사지 않았다 하더라도 1백39만원은 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주식이나 채권매매의 경우 매매회전율에 제한이 있다는 점도 따져봐야 한다.

데이트레이더들이 랩계좌로 빈번한 매매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권사들은 8백~2천%(4회전~10회전)의 매매거래한도를 정해 놓았다.

이 한도를 넘으면 일반위탁수수료(0.4~0.5%)를 별도로 내야 한다.

이밖에 수익증권에 대한 투자에 대해 랩수수료와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는 지,수수료를 받는다면 나중에 다시 판매수수료를 환급받을 수 있는 지도 눈여겨 봐야 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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