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거래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기차익을 겨냥한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매매회전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이후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증권거래소의 두배를 웃돌 정도로 늘어났다.

게다가 거래가 수익률을 높이기 좋은 저가주에 집중되는 현상까지 나타나 ''묻지마 투자''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나온 현대증권의 시황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주말 코스닥시장의 고객예탁금 회전율(총고객예탁금 대비 코스닥거래대금)은 44.83%로 사상최고치인 지난 1월31일의 46.19%에 근접해 과열권에 진입했다.

지난 주말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친 총 예탁금 회전율은 65.4%로 1월중 고점인 75%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코스닥만 떼어놓고 보면 과열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은 "신규자금 유입이 없는 상황에서 예탁금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단기차익을 노린 거래가 늘어난다는 얘기"라며 "지수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후 확산됐던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괴리율이 올 1월의 코스닥급등으로 거의 해소돼 이미 균형을 회복했기 때문에 코스닥만의 ''나홀로 상승''이 계속되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상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세종증권의 임정석 코스닥팀장도 "개인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코스닥으로 몰려들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으나 고객예탁금이 정체상태인 점으로 미뤄볼 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거래소투자자금의 코스닥이동이 주춤하면 의외로 큰 폭의 주가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코스닥지수가 매물벽을 완전히 돌파하지 못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SK증권 강현철 조사역은 "거래일 1백20일(6개월) 기준으로 매물대를 분석해보면 매물대의 상단부(지수 85)는 아직 넘어서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물대 돌파를 주도했던 인터넷주들이 경계매물의 증가속에 상승폭 둔화 양상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종증권 임 팀장도 "지난 주말 경계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세로 마감해 85선 안팎에 걸쳐있는 매물대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이 미국 나스닥시장의 영향권에서 언제까지 벗어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캐나다 노텔사의 실적악화우려와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으로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지수가 4.99% 하락했음에도 코스닥시장은 19일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코스닥의 ''독립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별로 없다.

미국경기의 둔화와 나스닥기업의 실적악화는 구조적으로 국내기업의 경영을 압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생산자 물가지수는 지난 1월 전월대비 1.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90년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지더라도 그 폭은 물가를 감안해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이럴 경우 나스닥시장이 경기둔화 우려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도 언젠가 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는 지적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