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의 ''국채시장 과열'' 발언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의 발언 이후 전반적인 채권거래가 위축된 채 국고채는 물론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기 때문이다.

전 총재는 지난 16일 은행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국고채 등 무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과열현상은 조정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 자금난을 풀기 위해 국채만 사지말고 회사채 매입에도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이라고 풀이했다.

채권시장 일각에선 금리의 향방을 저울질하는 민감한 시점에 전 총재의 발언이 오히려 자금 선순환을 늦추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국채 수익률이 떨어져 회사채 수익률과 격차가 벌어지면 자연스럽게 회사채 쪽으로 자금이 흘러드는게 시장 메커니즘"이라며 "국채투자에 한계를 느끼고 대체 투자대상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전 총재의 과열 발언은 오히려 회사채 투자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채금리 하락은 회사채로 자금이 흘러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전 총재의 발언이 이같은 자연스런 흐름에 파문을 일으켰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전 총재 발언 당일 금리가 예상외로 치솟자 1조8천억원어치의 예보채 발행이 유찰되기도 했다.

또 회사채 금리는 지난 15일 연 6.44%에서 19일엔 연 6.58%로 급등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전 총재의 말은 전반적인 금리하락 속도가 과도해 거품이 쌓이면 가격조정기에 금융기관들이 자본손실을 입게 될 것이란 경고 사인"이라며 중앙은행 총재로서 적절한 문제제기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