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연일 "사자"를 외치고 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게걸음 양상이다.

경기바닥에 대한 확신이 없는 투자자들이 경계및 차익매물이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기록한 종합주가지수 연중 최고치(627.45)를 돌파하기엔 힘이 부친 양상이다.

하지만 시장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업종대표주에서 주가 이동평균선이 정배열 된 종목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채원 동원증권 부장은 "업종대표주에서 장.단기 주가 이동평균선이 정배열된 종목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시장전체의 상승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동평균선 정배열이란 20일이동평균선(단기),60일 이동평균선(중기),1백20일이동평균선(장기)이 위에서 아래로 나란히 배열되면서 모두 상승세를 타는 것을 말한다.

기술적분석가들은 단기 중기 장기 이동평균선이 정배열되면 주가의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고 이같은 추세가 상당기간 이어지는 속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동평균선 정배열 종목=업종 대표주 가운데선 신세계 태평양 삼성증권 삼성SDI 삼성화재 국민은행 신한은행 현대중공업 삼성전기등이 정배열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들 종목은 경기불황에 생존력이 강하고 시장지배력이 뛰어난 특징이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동원증권의 이 부장은 "업종대표주의 상승세는 금융장세가 온 뒤 실적장세로 넘어가기 전 모습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에선 삼양통상 한섬 한국전기초자 KEC 대덕전자 동원F&B가 정배열 추세를 만든뒤 상승시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배열 어떤 의미인가=2차 상승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은 "하락추세의 역배열 상태에 있던 주가가 바닥을 친뒤 상승세로 전환해 이동평균선이 정배열되면서 1차 상승이 진행되고 그후 한차례 이격도를 좁히는 조정과정을 거친 뒤 2차 상승에 나서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SDI가 이같은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8일 6만원을 돌파하면서 정배열을 만든 후 열흘간 횡보하다 다시 오르기 시작해 현재 6만6천원대를 넘어섰다.

삼양통상은 정배열된 주가의 상승트렌드를 그대로 보여주는 종목이다.

이 종목은 지난해 10월 1만2천원선에서 정배열 상태로 돌입했다.

이후 장단기 이동평균선과 함께 꾸준히 상승,현재 2만9천원대까지 올랐다.

1백41%의 상승률이다.

한번 추세가 전환되면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전망=정배열 종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시장전체도 멀지 않아 지수 정배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종합주가지수는 현재 5일선 20일선 60일선만 정배열돼 있는 상태다.

장기추세선인 1백20일선은 아직 하락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이동평균선이 완전 정배열 상태로 들어서느냐 여부는 시가총액의 3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등 3개종목의 시세흐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외국인이 살 수 없기 때문에 국내 기관이 나서느냐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송상송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나스닥시장의 불안과 국내 경기하강이란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된데다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기관들도 서서히 주식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