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신 연기금 은행 보험 등 국내 대표적인 기관투자가들로 구성된 ‘기관투자가협의회’가 설립된다.

이는 외국인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우리증시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보다 적극적인 투자 주체로 전면에 나서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계획은 지난 9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증권 관련사 사장단을 청와대로 초청, 증시활성화 의지를 천명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 된다.

기관투자가협의회는 다음달 중 설립돼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가협의회는 업계 자율로 추진되는 것으로 이미 청와대와 재정경제부에 설립 의지를 전달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오호수 증권업협회장은 16일 “현재 기관투자가협의회 설 립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외국인과 개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주식시장에서 기관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또한 증시 안정을 위한 발판을 제공하고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협의회 설립이 다음달 중에는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회장은 “협의회는 증권 투신 연기금 은행 보험업계에서 대표적인 기관투자가들로 구성되며 자산규모가 큰 중대형사를 위주로 우선 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관투자가로 분류되는 모든 업종과 소형사까지 포함시키게 되면 오히려 협의회의 결집력이나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투가가협의회는 설립 이후 증시활성화와 시장 안정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들에 의한 시장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 된다.

이를 위해 연기금의 주식투자비중을 늘리고 투신사의 증시참여 확 대를 적극 유도하기 위한 기반조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에서는 거래소시장의 경우 외국인이 총거래의 20% 안팎을 차 지하고 있는 데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출렁거리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 증권거래소의 조사결과 10개 상장사 중 1개 꼴로 외국인 지분이 내국인 최대주주 지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권이 외국인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 상장사는 주로 정보통 신은행 등 핵심우량주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95%에 달해 ‘세력’에 의한 시장교란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어 기관투자가들의 시장개입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