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을 투자하는 보수적인 투자자 A씨는 증권사 직원에게 매일매일 시달린다.

위탁계좌를 터 놓았더니 수수료를 챙기기에 급급한 증권사 직원이 "이 종목을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저 종목을 파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통에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위탁계좌를 없애고 증권사 새 상품인 랩계좌를 텄다.

그랬더니 증권사 지점에 있는 자산관리사가 1억원 가운데 주식과 채권,주식형과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비율을 3대3대2대2로 나누라고 권한다.

수수료는 주식자산 3천만원에 대해서는 연간 3%(90만원),채권자산 3천만원에 대해서는 연간 0.1%(3만원)만 물면 된다.

각각 2천만원씩 들어있는 주식형 수익증권과 공사채형 수익증권에도 각각 1.5%(30만원)와 0.7%(14만원)의 연간수수료가 붙는다.

A씨가 일정한도내에서 매매를 한다면 연간수수료는 1백37만원.

투자원금 1억원의 1.37%에 불과하다 그것도 연간단위이다.

A씨는 뿐만아니라 자산관리사로부터 종목추천까지 받는다.

매수매도타이밍까지 알아서 자문해주니 A씨로선 개인적으로 돈 관리를 해주는 비서를 한 사람 고용한 셈이다.

<>어느 증권사에서 파나=모두 9개 증권사에서 랩어카운트(자산종합관리계좌)를 판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6일부터 "MAPS랩"이라는 상품명으로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대우증권도 지난 7일부터 시스템공학을 통해 투자를 설계한 "플랜마스터"를 팔고 있다.

LG 대신 동원 삼성 현대 교보증권도 12일부터 본격판매에 돌입한다.

굿모닝증권은 수익증권 판매수수료를 랩수수료와 별도로 받고 이를 고객에게 다시 환급해 계좌관리시스템을 만든 뒤 이달말께 판매할 예정이다.


<>어떤 상품을 고를까=증권사의 자산관리능력이 가장 중요한 상품선택의 잣대이다.

증권사는 고객의 투자목적이나 위험감내도 재산상황 등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에 대한 정보를 소홀히 취급하는 증권사는 자산관리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상품특성을 비교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고르는 작업도 중요하다.

상품명칭에 "랩"이라는 단어가 들어있으면 단일수수료가 적용되는 랩계좌이다.

랩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은 상품은 수익증권 판매수수료를 랩수수료와 별도로 받는 종합자산관리계좌이므로 제공되는 서비스내용과 수수료체계의 차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수수료율체계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주식에 대해서는 연 1.5~3%, 채권은 연 0.01~1.0%, 수익증권은 0.1~1.5%를 받고 있다.


<>고객이 유의할 점은=새로운 상품이므로 살펴봐야 할 대목이 많다.

우선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하지 않아도 위탁자산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앞서 언급한 A씨의 경우 주식이나 채권 수익증권을 하나도 사지 않았다 하더라도 연간 1백39만원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주식이나 채권매매의 경우 매매회전율의 제한이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다만 데이 트레이더들이 랩계좌로 빈번한 매매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권사들은 연간 8백~2천%(4회전~10회전)의 매매거래한도를 정해 놓았다.

이 한도를 넘으면 일반위탁수수료(0.4~0.5%)를 별도로 내야 한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예외적이다.

매매거래한도를 넘으면 주문방법에 관계없이 HTS수수료인 0.029%의 추가수수료를 적용한다.

수익증권에 대한 투자에 대해 랩수수료와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는 지,수수료를 받는다면 나중에 다시 판매수수료를 환급받을 수 있는 지도 눈여겨 봐야 한다.

현재 팔고 있는 랩어카운트는 "자문형"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증권사가 투자자문을 해주지만 주문은 고객이 직접내야 한다.

매매주문까지 증권사에 맡기는 "일임형"이 허용되지 않았으므로 증권사가 일정한 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설령 그런 약속을 믿고 고객이 재산을 맡겨도 그 책임은 고객에게 돌아간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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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어카운트란 무엇인가 ]

랩어카운트(Wrap Account)는 한마디로 증권사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토탈금융서비스이다.

위탁계좌처럼 주식매매 건별로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고객이 어떤 종목을 살 지 몰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증권사 지점에 있는 자산관리사(Financial Planner)가 고객의 돈을 알아서 척척 관리해 주기 때문이다.

자산관리사는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공격적인 또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짜주고 종목까지 추천해 준다.

가입금액은 대부분 개인은 5천만원이상,법인은 1억원 이상으로 제한된다.

증권사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고객이 맡긴 돈 가운데 배분된 자산별로 일정비율을 연간 랩수수료로 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