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전쟁과 같다. 여자라는 점을 의식한 적은 한번도 없다"

이정자 HSBC증권 서울지점장의 말이다.

일을 대하는 열정과 치열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57년생)는 국내외 증권업계 커리어우먼들의 ''우상''으로 통한다.

여성 애널리스트 1세대인데다 외국증권사의 제1호 여성 지점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더욱 돋보인다.

국내 증권사 지점장의 경우 영업에만 치중한다.

하지만 이사급인 외국증권사 지점장은 관리부문까지 책임지고 있다.

결제 인사 경리 국내외 영업 등을 총괄한다.

그가 증권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81년.

국내 증권사(대신증권)에서 출발했다.

83년부터는 줄곧 기업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그 사이 잠시 주식영업을 하기도 했다.

HSBC증권 서울지점장으로 스카우트된 것은 96년 11월.

지난해까지 기업분석을 겸하다가 올해부터는 관리부문에 치중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로서 명성을 얻게 된 시기는 지난 94년 중반∼97년말.

보험과 통신업종 기업분석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이정자''란 이름을 깊이 각인시켰다.

누적적자에 시달리고 있던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정부의 자동차 보험료율 자율화로 활로가 열리던 때였고 이동통신 산업이 관심을 끌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의 분석 및 매수추천 기업은 삼성화재와 SK텔레콤.

SK텔레콤의 경우 20만원대였던 주가가 1백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동통신 산업의 미래 성장성이 과감한 추천배경이었다.

이후 두 종목의 주가는 보란 듯이 급상승세를 탔다.

이 지점장은 "산업구조의 변화를 남보다 빨리 포착해 투자자들에게 해당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정확히 분석해 주는게 성공열쇠"라고 강조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