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들어 SK는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지난 1일 0시부터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가 3일 만에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해외 유가 인상과 원화가치 하락 등을 석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채우려다 LG정유 S-Oil 등이 동참하지 않자 가격을 원래대로 환원시킨 것이다.

1위 업체로서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SK는 주식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 2월 중순에만 하더라도 3만4천원을 달리던 주가는 최근 1만5천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SK의 주가하락률 55%는 종합주가지수 하락률 35%보다 훨씬 크다.

지난해 12월엔 1만1천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같은 고전은 주식시장 침체와 더불어 영업환경 악화에 기인한다.

LG정유 S-Oil 현대정유같은 대기업과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데다 석유수입 전문업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원유가격과 원·달러 환율의 불안이란 외부변수도 문제다.

SK는 지난해 9천9백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경상이익은 2천30억원에 불과했다.

환차손이 4천억원을 웃돌았다.

원유도입 대금 등 외화차입금이 30억달러에 육박해 원·달러 환율상승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영업환경 악화와 불안한 외부 변수는 올해에도 SK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SK텔레콤의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가 임박해 있다.

SK는 SK텔레콤 지분 6백50만주를 페이퍼컴퍼니인 ''시그넘9''에 주당 29만3천원에 넘겨 1조4천1백억원의 매각차익을 확보했다.

전략적제휴가 이뤄져 NTT도코모가 SK텔레콤 지분을 인수할 경우 추가 매각차익도 기대된다.

동원경제연구소는 SK텔레콤 매각단가를 주당 41만∼55만원으로 예상했으며 이 경우 총 매각차익은 2조1천∼3조1천억원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광훈 굿모닝증권 연구위원은 "SK가 SK텔레콤 등 우량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지분법 이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굿모닝증권은 2001년 SK의 지분법 이익이 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당기순이익이 3천6백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함께 올해 유가와 원·달러환율이 하향안정될 경우 SK의 수익성은 대폭 개선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SK텔레콤의 지분매각,중장기적으로는 유가 및 환율 변수가 SK의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