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열리는 미국의 FOMC(공개시장위원회:금리결정회의)에 증권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금리인하 폭과 함께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코멘트"가 증시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월가(街)전문가들은 FRB가 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증시 역시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만에 하나 인하폭이 0.25%로 결정되면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

따라서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그린스펀 의장이 0.50%포인트의 금리인하를 결정한 뒤 그가 던질 특유의 ''선(禪)문답''에 모아지고 있다.

금리를 더 내릴듯한 뉘앙스를 풍기면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국내 증시는 한단계 레벌업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0.50%포인트 내리면=FOMC를 하루 앞두고 파이낸셜타임스 CNN등 주요외신들은 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0.50%포인트 인하 자체는 큰 재료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0.50%포인트 인하는 이미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면서 "중립 또는 다소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정도"라고 말했다.

살로먼 스미스바니증권의 함춘승 전무도 "시장참여자들의 80%가량이 0.50%인하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흐름을 바꿔놓을 만한 호재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 전무는 "미국 상장기업의 실적악화 추세가 금리인하 재료보다 투자자들에게 더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0.50%포인트를 인하한 뒤 FR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줄어들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FRB가 이번에 0.50%포인트 내리면 한달만에 금리를 1.0%포인트 내린게 된다.

단기간에 이처럼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은 1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 된다.

◆그린스펀의 선(禪)문답이 관건=시장참여자들이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0.50%포인트 금리인하와 함께 그린스펀 의장이 2∼3개월이내 또 금리를 인하할수 있다는 코멘트를 하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뒤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 추가인하에 대한 의지를 비칠 경우 미국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며 국내증시에 참가한 외국인의 매수세도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분석가들은 FRB가 이후에도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40년간 FRB가 경기침체를 막기위해 금리를 내린 경우 평균 인하폭은 2.42%였다고 설명했다.

◆98년말 유동성 장세 재현될까=그린스펀이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국내 증시는 98년말∼99년초와 같은 유동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지난 98년 9월말이후 2개월간 3차례에 걸친 미국 금리인하이후 종합주가지수는 300선에서 450선까지 50%상승한뒤 이후 실적장세와 함께 대세상승기로 돌아섰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