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이 현지증시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해외법인들이 현지에서 회사를 공개하고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한국기업들이 ''단순 수출→지점 설립→법인화'' 단계를 거쳐 ''해외상장을 통한 현지화 및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다국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이런 추세는 삼성.LG그룹의 전자계열사들이 주도하고 있고 최근엔 종합상사 자회사와 해외에 진출한지 1∼2년밖에 안되는 벤처기업들도 현지법인 공개를 추진하고 있어 국내기업의 세계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 말레이시아법인(SDIM)을 비롯 올들어 해외현지 상장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이 10개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의 SDIM은 오는 3월 주식발행 물량 및 가격 산정을 위한 수요 예측을 거쳐 6월께 말레이시아 주식시장(KLSE)에 상장키로 하고 실무 작업을 진행중이다.

삼성SDI는 자사 지분중 50%를 공개, 2억5천만달러 가량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인도 소프트웨어법인(LGSI)을 미국 나스닥에, 인도 생산법인(LGELI)을 현지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자본금 3천만달러의 LGELI는 올해 상반기중 25%의 지분을 인도 증권시장에 공개키로 하고 미국계 금융기관과 컨설팅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회사는 인도 델리에 1997년 설립돼 TV 에어컨 세탁기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1999년 매출 3억달러, 경상이익 1천3백만달러를 달성했다.

LG전자는 이와함께 중국의 10개 생산법인중 텐진(天津)법인을 올해안으로 현지 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인 이네트는 99년 12월 50%의 지분을 출자, 일본 쇼에이사 등과 합작 설립한 일본 자회사 커머스21재팬의 자스닥 상장을 추진중이다.

자본금 5억6천만엔인 이 회사는 이네트가 개발한 쇼핑몰 구축용 솔루션을 일본 시장에서 판매,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또 국내 최고의 검색엔진업체인 한국정보공학도 작년 3월 1백% 투자로 미국에 설립한 판매법인 옴니키즈를 나스닥에 상장키로 결정, 홍콩계 컨설팅업체인 아이리얼리티그룹을 통해 인큐베이팅 작업을 진행중이다.

지문인식업체인 니트젠은 미국 자매회사인 시큐젠을 내년중 나스닥에 등록시키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SK글로벌 등 종합상사들도 인터넷분야 해외 자회사의 현지 증시 상장을 검토중이다.

윤진식.김태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