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주가가 힘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종합주가지수가 단기적으로 650선을 뛰어넘어 700선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한국 상장사들의 지속적인 구조조정, 경기회복이 뒷받침되면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유동성 장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빌 헌세이커 ING베어링증권 상무 =조정을 보인다 해도 새로운 바닥은 570∼580선 정도에서 형성될 것이다.

650선을 넘어서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이나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 더 치고 오를 수 있다.

은행예금이 인하되는 추세여서 투자자들이 위험 없는 자산에서 위험 있는 자산인 주식으로 옮겨 탈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주가가 더 큰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반등세는 경제 여건이 좋아지는 등 한국의 펀더멘털이 개선됐기 때문이 아니다.

고객예탁금 증가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자금에 따른 것이다.

외국인 자금은 지난해말 환매에 대비해 대규모로 확보됐던 현금이 투자되는 것이다.

헤지펀드나 연기금 뮤추얼펀드 자금이 뒤섞여 있다.

한국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때마다 외국인은 더 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8년 1.4분기 유동성 장세때 한국 주식을 미처 사지 못했던 외국인이 같은해 6월과 9∼10월 매수에 적극 가담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리처드 새뮤얼슨 UBS워버그증권 지점장 =최근 장세는 단기적인 랠리라고 본다.

경기 둔화가 주가에 미리 반영된 점이 없지 않지만 올해도 기업 실적은 그리 좋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도 상장사들의 부채가 만만치 않다.

종합주가지수 650∼685선을 예상한다.

외국인은 650선을 넘어설 경우 매도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차익실현에 나서길 원하는 외국인도 눈에 띈다.

올초부터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무더기로 산 것은 한국의 주가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쌌던 점이 가장 큰 메리트로 작용했다.

펀더멘털의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외국인 자금은 대부분 중.장기 자금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은 모건스탠리(MSCI) 지수내 한국 지수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 현대전자 현대차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을 매수추천 종목에 올려 놓았다.

◆ 에드워드 캠벨 해리스 JP모건체이스증권 지점장 =연초 이후 유동성 장세는 예상 밖이다.

한국의 경제가 그다지 좋아진게 없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하, 고객예탁금 증가, 외국인 자금유입 등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외국인은 대만 필리핀 일본 등의 시장이 정치 경제적으로 신통치 않자 상대적으로 양호한 홍콩 싱가포르 한국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런 점에서 외국인이 앞으로 한국 주식을 더 살 수 있고 종합주가지수도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폭발적인 유동성에 의한 주가 상승은 경기회복과 구조조정 지속 등 펀더멘털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하락세로 돌변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98년이 좋은 예다.

98년 1월부터 3월까지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이 대거 주식을 사들인 덕분에 강하게 점프했지만 4월부터 외국인이 매도세 내지 소강상태로 돌변, 유동성이 빈약해졌고 300선이 붕괴됐다.

10월에 가서야 재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

◆ 데이비드 크레이그 매쿼리―IMM자산운용 사장 =단기적으로 650선에서 상당한 매물이 우려된다.

상반기 650, 하반기엔 750선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1.4분기에는 한국의 거시경제지표가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돼 주가 상승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금리민감주와 환율수혜주, 경기회복세가 기대되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철강 등 경기민감주를 관심권에 둬야 할 것 같다.

최근 외국인의 왕성한 매수세는 크게 두가지가 배경이다.

한국의 주가가 세계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원화가치까지 크게 떨어져 환차익을 노리는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미국의 금리인하에 힘입어 이머징마켓의 투자리스크가 줄어든 점도 한몫 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는 다소 둔화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계속될 것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