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닷컴기업인 야후의 실적악화 경고로 나스닥의 인터넷 관련주들이 큰 타격을 받았는 데도 국내 닷컴주들은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되레 더 기세를 높이고 있다.

미국 닷컴주가 국내 닷컴주 주가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유있는 반란인가,아니면 공연한 허세인가.

미국 현지시간으로 10일 시간외거래에서 야후주가는 18.05% 급락했다.

장중엔 1.24% 상승했지만 장마감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시간외거래서 급락세를 보인 것.야후는 지난해 4분기엔 전문가들의 예상치와 비슷한 순이익을 냈지만 올 1분기와 올해 전체의 순이익은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후 쇼크''는 나스닥의 인터넷관련주 전반으로 확산됐다.

더블클릭이 10.27%나 하락했으며 e베이 CMGI 등 주요 인터넷 업체들도 정규거래시간의 상승폭을 많이 까먹었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타 기술주들도 시간외 거래서 맥을 추지못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 한글과컴퓨터 등 닷컴3인방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핸디소프트 싸이버텍 디지틀조선 등이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의 닷컴주가 야후의 영향을 전혀받은지 않은 데 대해 인터넷업종 애널리스트들은 코스닥시장의 장세성격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보강되면서 과대한 낙폭을 회복중이다.

수급으로 움직이는 단계에선 악재가 먹혀들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닷컴주의 향후 주가전망에 대해선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대우증권의 조점호 연구위원은 "앞으로 지수 상승률을 뛰어넘으려면 펀더멘털이 뒷받침돼야 하는 데 아직 포털업체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위축으로 인터넷 광고시장이 위축되는 데다 고정비용을 지속적으로 줄일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의 이왕상 선임연구원은 "주가가 펀더멘털이 아니라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만큼 향후 주가의 관건은 유동성 보강 여부"라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하루 수천억원씩 고객예탁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강세가 꺾이지 않겠지만 신규자금의 유입이 주춤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