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피케이엘을 인수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이 물밑에서 치열한 M&A(인수합병)경쟁을 벌이고 있다.

피케이엘은 아남반도체에서 분리된 LCD(액정표시장치)포토마스크 제조업체로 지난해 8월 등록됐다.

지분은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가장 많은 28%를 확보하고 있으나 나머지를 대만의 반도체업체인 TMC(지분율 14%)와 아큐텍반도체(11%),미국의 포트로닉스(5.62%)등이 나눠갖고 있어 사실상 주인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의 반도체장비회사인 A사 등과 미국 나스닥상장업체인 포트로닉스가 피케이엘을 인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A사는 피케이엘의 대주주로부터 일부 지분을 양도받기로 이미 구두합의했으며 이달 말께 지분양수도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아래 인수가격 등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중이다.

A사는 인수가격을 3백억원대(지분 30%이상)로 추정하고 외부자금을 끌어 들이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닥 상장업체인 포트로닉스도 피케이엘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포토마스크 생산업체인 이 회사는 한국진출을 위해 2년전 인수를 추진했다 좌절됐으며 현재 피케이엘 지분 5.62%를 보유하고 있다.

피케이엘의 관계자는 "M&A경쟁은 현재 코스닥업체와 포트로닉스사간 2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이면 대주주 지분이 보호예수에서 풀리기 때문에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인수업체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피케이엘은 듀퐁코리아와 함께 국내 포토마스크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업체로 그동안 M&A의 집중타깃이 돼 왔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올해 국내 포토마스크시장이 2천5백억원대로 추정되는 데다 피케이엘이 연간 30% 이상의 매출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M&A가 성사되면 관련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