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기술주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낙폭과대라는 인식이 개인투자자들의 저가매수세를 촉발한데다 미 금리인하와 나스닥 폭등이 강력한 호재로 가세,줄줄이 상한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주가 "제2의 전성기"를 맞는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로 투자자들은 기대에 부풀어있다.

인터넷 관련주를 포함한 코스닥의 기술주들은 과연 거품을 털어내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인가.

그렇다면 기술주 강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시황분석가들은 기술주의 오름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품이 완전히 제거됐는지 아닌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으나 지난해 최고가대비 하락률이 90%안팎에 달한다는 점에서 아직도 반등의 여지가 크다는 게 그 이유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뉴욕시장보다 나스닥에 더 큰 호재가 됐다는 점도 코스닥 기술주의 강세를 점치게 한다.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진 3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무려 14.17%나 뛰었지만 전통주들이 많이 포진된 다우지수는 2.81% 오르는 데 그쳤다.

종목별로 보아도 마찬가지다.

무려 23%가 상승한 선마이크로를 비롯해 시스코시스템즈(23%) 월드컴(22%) 오라클(20%) 마이크로소프트(11%)등 반도체 인터넷 등 기술주들의 상승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리젠트증권의 김경신 이사는 "미국에서 전통주들은 현금을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지만 기술주들은 차입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금리인하의 수혜를 주로 기술주들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주가 동조화 현상을 감안하면 당연히 기술주들이 많이 포진한 코스닥시장이 전통주 중심의 거래소시장보다 더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대우증권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아직 유동성이 충분히 보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술주 중에서도 자본금이 적은 종목들이 더 큰폭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미국 금리인하의 약효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이다.

금리인하가 단발 재료로 끝나느냐 아니면 연초 미니 랠리를 가능케할 정도로 약효를 발휘하느냐에 따라 투자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

그런 점에서 1차 변수는 역시 나스닥시장이다.

시황분석가들은 나스닥시장이 금리인하 재료를 지렛대 삼아 계속 상승 곡선을 그려야 코스닥시장도 순항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스닥시장에 대한 시황분석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추가 상승론자들은 금리 추가인하및 경기 연착륙 가능성 증대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이 예상보다 큰폭으로 조기에 금리를 인하한 것은 그 만큼 경기가 나쁘다는 반증이라며 약발이 이번주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전형범 LG투자증권 조사역은 "나스닥선물지수가 4일 약세를 보인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닥시장의 이날 흐름도 면밀히 분석해보면 나스닥선물과 궤를 같이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며 이제는 "나스닥 현물시장 뿐만 아니라 선물시장 흐름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일각에서는 또 기술주들의 무차별 상승이 또다른 거품을 잉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기업내용에 따라 주가가 재편되는 종목별 차별화가 뒤따르면 기술주가 시장을 계속 주도해 나갈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단기상승후 급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