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경제가 안정되느냐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중의 하나가 수출이다.

특히 환율에 의존하는 수출구조가 금년에도 개선될 여지가 적은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올 한해 우리 수출과 경제의 명암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주요국의 경제가 불투명하고 제2단계 외환거래 자유화와 같은 제도적 요인이 만만치 않아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환율예측이 어렵고 환율변동이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 올 한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처럼 외국인주식 투자자금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경상거래 측면에서 흑자세가 유지된다 하더라도 금년에도 환율이 불투명한 점을 감안하면 거주자 외환예금에 예치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외환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외국인주식 투자자금이 금년에도 계속해서 유입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일단 우리와 같은 개도국들에게 가장 큰 투자메리트인 환차익 측면에서는 현재 우리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원화 가치가 거의 균형상태에 와 있다.

외국인들에게 추가적으로 투자할 만큼 환차익을 제고할 소지가 없다는 의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금년에 계속해서 외국인주식 투자자금이 유입돼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 경제여건이 개선돼야 가능하다.

따라서 올해 원.달러 환율은 구조조정 성과에 따라 크게 엇갈리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국내 전망기관들은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해 올해 원화 환율이 지난해보다 낮아져 평균 1천 1백원대가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일부 외국기관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성과가 불투명하게 보고 원화 환율이 1천3백원대로 올라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엔.달러 환율 : 올해 엔.달러 환율은 미일간의 경제여건과 부시 정부의 강한 달러화 정책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미일간 경제여건면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엔.달러 환율이 크게 변화시킬 만한 요인이 별로 없다.

올해도 미일간 성장률과 금리차가 지난해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시 정부의 강한 달러화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모든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그 정책이 시장에서 받아 들일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부시가 강한 달러화 정책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미국내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 있지 않다.

아직도 국제적으로는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고평가된 달러화 가치가 시정돼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

미국내에서도 지난해 경상수지적자가 4천억 달러가 넘어서 이 문제를 줄이는 문제가 부시 정부의 최대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이상 강한 달러화 정책을 밀어붙일 만한 입장도 못된다.

결국 올해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말 이후 일본경제에 대한 신뢰가 워낙 떨어짐에 따라 환율수준은 지난해보다 5엔 정도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기관들은 보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 : 한마디로 올해는 유로화가 강세가 될 가능성이 높은 한해가 될 것같다.

올해 미국경제는 3%대로 초반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유럽경제는 지난해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경제간에 성장률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투자자금도 호조세가 예상되는 경제여건과 유럽경제동맹(EMU)이 출범한지 3년째를 맞아 제대로 정착되면서 프랑크푸르트의 채권시장과 파리의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예측기관들은 올해를 기해 ''1달러=1유로'' 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금년을 계기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달러화와 유로화의 공동 기축통화 시대가 도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