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주가관리를 위해 자사주 취득 1천8백1억원,자사주 신탁계약(펀드가입) 3천6백21억원 등 모두 5천4백22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주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직접 취득한 자사주에서만 7백억원에 달하는 평가손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시장에선 65개 등록기업이 1천8백1억원을 투입,3천6백68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4백50억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취득한 자사주에서 평가이익을 보고 있는 기업은 동서(2억7천만원) 등 7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58개 업체는 모두 평가손실을 나타내 평가손 규모가 6백98억원에 달했다.

자사주 취득기업의 45%가 평가이익을 본 지난해와 뚜렷하게 비교됐다.

한국기술투자의 경우 지난 4월15일부터 5월19일 사이 2백77억원을 동원,5백90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였으나 주가 방어엔 실패,1백34억5천만원으로 가장 많은 평가손을 기록했다.

TG벤처와 태산엘시디도 각각 76억원,72억6천만원의 대규모 평가손을 입었다.

한편 올들어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한 등록기업은 모두 1백12개로 신탁계약 규모는 3천6백21억원어치로 집계됐다.

올해 자사주 신탁규모는 지난해(6건,1백45억원)에 비해 건수와 금액기준으로 각각 17.7배와 24배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단기간에 신고량 전부를 사들여야 하는 자사주보다 장기간에 걸쳐 탄력적 운용이 가능한 자사주신탁을 더 선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술투자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지난 5월30일 주택은행과 1년동안 1백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맺었다.

또 10월16일엔 동부투신운용과 90억원,11월17일에는 한화투신운용과 1백억원의 계약을 체결해 자사주 신탁계약도 최대를 기록했다.

코리아나화장품(1백25억원) SBS(1백억원) 인성정보(90억원) 등도 대규모 자사주취득계약을 체결했으나 주가 하락세를 되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