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을 앞두고 원화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 기업과 은행들에 비상이 걸렸다.

결산에 적용되는 연말 기준환율이 갑자기 치솟음에 따라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막대한 환차손을 입게 되고 외화자산을 갖고 있는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원화환율이 한달새 달러당 1백원이나 올라 연말 결산법인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원화환율은 이날 1천2백53원으로 지난해 말(1천1백38원)에 비해선 10.1%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30일 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이 기업 연말결산에서 외화부채 규모를 확정하는 기준이 된다"며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예상치 못한 평가손이 발생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항공기를 장기임대 방식으로 들여오는 항공업계와 원유 외상수입으로 달러화표시 외화부채가 많은 정유업계는 막대한 환차손이 불가피해졌다.

정유업계의 달러화 부채는 1백억달러에 달해 원화환율이 1백원 오를 경우 평가손은 1조원에 달하는 형편이다.

정유사 임원은 "최근 환율급등으로 순식간에 이익이 수백억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라며 "원화로 환산한 단기 외화차입금 규모가 부풀려져 재무제표상의 부채비율도 상승할 것"으로 우려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