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더 문제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65조원어치의 회사채가 자금시장의 태풍으로 떠올랐다.

급한 대로 정부는 산업은행으로 하여금 일시에 만기 도래하는 기업의 회사채 중 80%를 인수하도록 했다.

또 채권형 펀드를 1차,2차에 국한하지 않고 계속 조성함으로써 금융경색을 해소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이런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당장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찾기 힘들다.

우선 산업은행이 해결할 수 있는 회사채 한도는 5조∼8조원에 불과하다.

전체 만기도래 회사채 65조원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는 나머지 회사채에 대해선 채권형 펀드를 지속적으로 조성함으로써 차환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채권형 펀드에 무한정 돈을 대라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고 있어 추가 조성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이나 롯데 등 극히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거래 자체가 끊긴 상황에서 정부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은 2001년 채권시장 전망자료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사채 기피 현상을 되돌려 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증권은 이러한 전망의 근거로 2차 기업구조조정에서 부실기업의 퇴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은행신탁이나 투신사에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회사채 시장이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 가속화와 함께 경기가 회복돼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