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달러당 1천2백50원선 돌파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원화환율은 지난 주말 달러당 1천2백37원을 기록, 작년 3월8일 이후 21개월만에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기업들의 달러 사재기에 이어 달러선물시장엔 환율의 추가상승을 예상한 개미(일반인)들이 몰리고 있다.

◆ 환율 왜 오르나 =달러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다.

국민.주택은행 노조파업 및 2단계 구조조정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과 환율상승 기대감으로 인한 투기적 달러 매수세가 가세했다.

기업들의 달러보유심리가 강해져 결제에 필요한 달러는 미리 사두려는 반면 보유중인 달러를 팔겠다고 나서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시중은행도 연말 각종 충당금 수요를 채우기 위해 달러를 매집, 상승세를 부추겼다.

◆ 달러선물시장에 개인이 몰린다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달러선물시장에 개인거래 비중이 늘고 있다.

선물시장 관계자는 "평소 20% 안팎에 머물던 개인비중은 최근 30% 정도로 높아졌다"며 "달러선물을 사려는 개인들이 줄을 이으면서 달러선물가격도 평소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환거래 규모도 평소보다 크게 증가했다.

환율이 오를 것으로 보지만 연말 자금사정이 나빠 보유중인 달러를 내다팔아야 하는 기업들이 달러를 팔면서 미래의 일정시점에 다시 달러를 매입할 수 있도록 선물환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전망 =당국의 환율안정 의지에 달렸다.

외환당국은 지난 21일 "단기간내의 급격한 원화절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이어 22일엔 공기업을 중심으로 달러 매물이 나왔으나 시장 분위기를 돌려놓진 못했다.

문병식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수급 논리보다는 달러보유 심리가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며 "당국의 직접 개입이 없다면 달러당 1천2백50원의 벽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도 원화환율이 향후 6개월안에 달러당 1천3백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