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측면에서 본 2001년 경제환경은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경기가 하향국면에 접어들어 금리나 주가 환율 등 재테크에 중요한 환경조건 역시 호조를 띠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상품을 운용할 때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금리는 일단 한자리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전문연구기관들은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을 기준으로 할 때 내년 연 평균 금리는 8.4-9.3%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둔화로 투자자금 수요가 줄어들고 우량기업의 경우에는 자금사정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결과다.

반면 비우량기업의 회사채 금리는 이보다 훨씬 높은 자금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금시장 사정이 어떻든 간에 시장대표금리가 이처럼 한자릿 수를 유지한다면 투자자들도 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 기대치를 조금 낮출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금융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시중자금이 은행권에 계속 들어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의 대표적인 금융상품인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7%대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자가 높은 상품을 찾기보다는 세금우대상품이나 소득공제효과가 있는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금리는 낮아지더라도 은행권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가계대출을 더욱 늘릴 예정이어서 고객이 돈을 빌리는 조건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별 경쟁으로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금리가 떨어지면 그만큼 이자비용을 덜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가에 대한 전망은 조심스럽다.

국내외 경기침체, 기업및 금융구조조정 등의 변수가 있기 때문에 내년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점치기 힘든 탓이다.

금융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가 내년 상반기에는 600-800, 하반기에는 800-1,00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까지 주식시장 침체가 이어지다가 하반기들어 조금씩 되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종합주가지수가 연간 450~750포인트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분석에 근거할 때 역시 주식투자는 가급적 전문금융기관의 상품을 이용하는 간접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반기로 갈수록 주식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상반기에 저가매수전략을 쓰는 것도 유효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환율은 국제유가 급등, 미국증시 하락 등이 겹치면서 동요하고 있긴 하지만 급등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대부분의 전망이다.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1천억달러 규모 등 외환관련 지표가 건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기관들은 내년 연 평균 환율은 달러당 1천1백~1천2백원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환경변화로 환율이 급변동하면 주가나 금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일상적으로 환율변동 추이를 살피는 것이 좋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