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며 63포인트대로 추락했다.

시장 주변여건이 가뜩이나 안좋은 상태에서 작전종목 수사란 악재까지 겹친 결과이다.

시장 상황이 단기적으로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내년이나 기약하자"며 관망자세를 보인 것도 시장 분위기를 냉냉하게 만들었다.

거래대금도 간신히 1조원을 넘었다.

배당투자를 노린 매수세가 유입돼 연말랠리가 전개되리라던 당초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시장 내부적으론 상승반전을 시도할 만한 계기를 마련하기 힘든 만큼 나스닥 시장의 추이를 봐가면서 투자전략을 수립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계속되는 최저치 경신 행진=19일 코스닥시장에서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3.17포인트 하락한 63.40포인트로 마감됐다.

하락률은 4.76%.이날 지수는 지난 4일 기록된 직전 연중최저치인 66.38포인트를 3포인트 가량 밑돌며 직전 장중 최저치(64.08,12월1일)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연중 최저치를 연거푸 바꾼 코스닥지수는 사상최저치(60.70,98년 10월7일)를 채 3포인트도 남겨두지 않고 있다.

한경코스닥지수도 26.88로 1.16포인트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이 이날 연중최저치를 경신한 것은 작전종목 수사란 악재가 겹친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김분도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시장 약세 등으로 가뜩이나 안좋은 상황에서 동신에스엔티에 대한 주가조작 수사소식이 번져 매수세가 급속히 위축됐다"며 "어차피 불투명한 장세라면 내년을 기약하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거래소 이동 조짐도 코스닥시장의 약세를 가속시키는 요인이 됐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작전종목 수사로 신뢰감이 또다시 떨어져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거래소시장으로 옮겨가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개인들이 선호하는 거래소 시장의 경기방어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액면가로 주가를 환산하면 코스닥기업 주가는 아직도 바닥이 아니라는 인식도 거래소 기업의 저가메리트를 부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스닥시장 흐름이 관건=코스닥 시장은 당분간 자생적인 상승 계기를 만들기 힘들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IT(정보기술)관련주들에 대한 비중을 줄이라는 보고서가 잇달아 나오는데다가 미국내 관련업체 주가도 무너지고 있어 당분간 코스닥시장은 상승세를 보이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코스닥시장이 당장엔 자생력을 갖기 힘든 만큼 당분간 시장 흐름은 나스닥시장이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굿모닝증권 김동준 코스닥팀장은 "우리 시간으로 20일 새벽 열리는 올해 마지막 미국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중립으로 결정할 경우 나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통화정책이 바뀌면 1월중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 코스닥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나스닥시장을 낙관하기는 힘든 만큼 내년 1월중 코스닥은 60선을 축으로 바닥을 다지는 기간이 될 것"으로 점쳤다.

◆당분간은 종목선별 기간으로=전문가들은 연중최저치 경신으로 바닥권을 확신하기 힘든 만큼 당분간 종목을 선별하는 기간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1월중순 미국 기업들의 4·4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나스닥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이때까지는 관망하며 옥석가리기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코스닥 50 종목중 우량대형주의 경우 지수선물 시작에 대비해 하락할 때마다 저점매수하는 전략도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무차별적인 투매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굿모닝증권 김 팀장은 "최근 종목이나 내재가치와 관계없이 동반 폭락중"이라며 "종목별 차별화에 대비해 무차별적 투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