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는 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오히려 이미지를 구겨버린 기업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상장되자마자 공모가 3만3천원이 붕괴됐으며 1년이 지난 지금 1만8천원대에서 허덕이고 있다.

가스공사를 괴롭힌 주 요인은 물론 주식시장의 침체다.

가스공사가 상장될 당시 1,000을 오르내리던 종합주가지수는 500선으로 밀려나 있다.

하지만 민영화가 지지부진하고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란 관측도 가스공사 주가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가스공사의 민영화는 정부 및 한전보유 지분 매각과 해외 오일 메이저와의 전략적 제휴로 구분된다.

구주 매각은 한때 해외DR(주식예탁증서) 발행방식으로 추진됐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해외 오일 메이저와의 전략적 제휴 협상은 진행중이지만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가 없다.

오일 메이저와의 제휴협상이 우선주 매각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어 주간사 증권사의 시장조성 물량을 매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간사 증권사였던 대신증권과 한화증권은 시장조성 과정에서 각각 5백50만주 정도를 사들였다.

당초 가스공사는 이 주식을 오일 메이저에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주간사 물량 처분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자 대신증권과 한화증권은 서둘러 지분을 정리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대신생명에 3백만여주를 매각했으며 한화증권도 장내에서 처분하고 있다.

현재 대신증권은 2백50만주,한화증권은 3백50만주 정도 보유하고 있다.

상장기업 전체적으로 사상 최고의 실적이 기대되는 와중에서도 가스공사는 실적호전주로 꼽히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순이익을 지난해와 비슷한 2천5백억∼2천6백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외국인의 관심이 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중순이후 꾸준히 사들여 두달동안 순매수규모가 1백50만주를 넘는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는 지난 14일 외국인의 장내 취득한도를 5%에서 15%로 확대했다.

장기적이긴 하지만 민영화가 이뤄지면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2개 터미널을 매각하면 상당한 차익을 올릴수 있으며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상환할 경우 수익성이 높아진다.

또 가스가격 결정권을 정부로부터 이양받으면 수익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KGI증권 LG투자증권 등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가스공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장기매수''로 제시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