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이후 첨단기술주 열풍이 거세지면서 미국 나스닥지수의 향방이 세계 각국 주가를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지리적으로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가 나스닥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남미 및 동구권 증시와 미 증시의 동조화가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나스닥시장에 대한 한국증시의 상관관계는 각국증시 중에서 중간수준 정도로 평가됐다.

영국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22일자)에서 작년 11월 중순이후 1년간 주가추이를 바탕으로 개발도상국 증시와 미 나스닥증시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캐나다 시장조사기관 BCA의 자료를 인용,이같이 보도했다.

멕시코증시의 경우 나스닥증시와의 상관계수(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밀접함을 의미)가 0.9에 달했다.

거의 예외없이 나스닥지수가 오르면 멕시코주가도 오르고 나스닥지수가 내리면 멕시코주가도 내린다는 뜻이다.

브라질과 폴란드증시의 상관계수도 0.8을 웃돌아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헝가리 아르헨티나 체코 칠레 등 대부분의 중남미와 동구권 증시도 나스닥지수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국가중에서는 인도증시의 상관관계가 0.7을 웃돌았고 대만도 0.65에 달했다.

한국증시의 상관계수는 0.44로 나스닥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증시의 상관계수는 0.4 이하로 나타나 한국과 대만보다 나스닥의 영향권에서 한 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한국증시는 아시아에서 인도와 대만보다는 나스닥시장의 영향을 덜 받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소위 외환위기국들에 비해서는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증시의 경우 나스닥과의 상관계수가 마이너스 0.25였다.

나스닥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실제 나스닥지수가 연초대비 35.8% 하락했는 데도 중국 상하이B증시 주가는 올들어 지금까지 50% 가량 상승한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는 증시의 시가총액 가운데 첨단기술주의 비중이 높을수록,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을수록 나스닥증시와의 상관관계는 더 밀접하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나스닥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된 멕시코의 경우 대미수출은 국내총생산(GDP)의 25%에 이른다.

중국의 경우에는 제조업 중심 구경제기업의 증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역(逆)의 관계''인 것으로 분석됐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