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사업자 선정 결과가 15일 발표되자 관련주가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관련주가는 ''뉴스에 판다''는 재료노출 측면에서 관련 사업권을 획득한 종목은 발표 때만 ''반짝''한 뒤 원점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중·장기적으로 기술표준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와 함께 국내 통신산업의 발전토대가 정비됐다는 점에서 전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발표후 증시 최대 관심은 LG그룹 주식의 향방이다.

증권전문가들은 LG그룹이 통신사업에 대한 자금부담을 일단 덜게 됐다는 점에서 LG전자 등을 중심으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권을 획득한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이날 차익매물로 약세를 보였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주가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서서히 부각되는 자금부담=SK텔레콤 한국통신컨소시엄은 향후 5년간 IMT-2000사업에 각각 3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서비스는 2002년 5월 수도권에서 시작,전국서비스는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때까지 자금부담이 적지 않은 형편이다.

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이날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사업권 획득에 따른 재료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반면 자금부담이라는 요인이 새롭게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컨소시엄=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민경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비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일본 NTT도코모와의 전락적 제휴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동기식으로 중국등 아시아지역으로의 서비스지역 확대등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내년부터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은 주가에 부담이다.

증권업계의 관심사는 NTT도코모와의 지분매각 협상이다.

SK그룹 관계자는 "NTT도코모가 지난 9월 기술표준 문제로 지분매입 협상을 지연해왔으나 이번 발표로 지분매각 시기가 앞당겨질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SK글로벌이 초강세를 유지한 것도 이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SK그룹은 SK글로벌이 보유한 지분 7.74% 전량과 SK(주) 보유지분(25.7%)중 6%가량을 NTT도코모에 매각해 6조원이상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SK텔레콤보다 SK글로벌과 SK의 주가움직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통신컨소시엄=한국통신 주가는 이날 약세로 마감됐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ADSL)에서 가입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IMT-2000사업권 마저 획득함에 따라 한국통신 주가의 장기 전망은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최대 경쟁사업자인 SK텔레콤이 비동기사업자로 공동 선정돼 수혜규모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외자유치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종인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통신 지분 15%와 한국통신IMT-2000컨소시엄 지분 15%가량을 각각 외국 통신사업자에 넘기는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며 이 경우 주가상승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오름세를 유지했던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은 이날 대규모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로 마감했다.

재료노출 측면도 있었지만 합병성사 여부에 투자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증권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의 매수청구가격은 각각 4만2천5백38원과 1만3천4백35원인데 이날 양사 주가는 이에 미치지 못해 합병성사가 불투명한 상태다.

양사 일반주주의 절반만 매수청구권을 행사해도 2조원이상의 매수청구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회사측이 이를 감당할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LG글로콤=최대 관심사는 LG그룹주의 향방이다.

대부분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LG그룹 관련주가는 이번 탈락에도 악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나돌던 자금압박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LG가 동기식으로 다시 도전할 것이냐의 여부도 큰 관심사다.

LG측은 "조만간 통신사업에 대한 그룹의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LG텔레콤은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최대주주인 LG전자는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한때 상승세를 보이는등 충격의 흔적은 거의 없었다.

전우종 팀장은 "이번 탈락으로 단기적으로 기업이미지가 실추되긴 했지만 LG전자는 2002년까지 1조2천5백억원의 자금부담에서 벗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전자는 큰폭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사업에의 진출이 좌절됐다는 것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이란 측면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LG전자는 단말기사업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모두 비동기식으로 선정됨에 따라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의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LG텔레콤의 장래는 현재로선 동기식사업자로 다시 신청을 하거나,국내 선두업체에 매각되는 두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그러나 동기식으로 선정된다 하더라도 시장점유율 3위인 LG텔레콤이 업계 리더가 되기 어려운데다 인수할 회사마저 현재로선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장비업체=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삼성전자엔 악재다.

비동기식 통신장비에 대한 기술력과 생산준비등이 LG전자등 타사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매출이 전체의 5.9%에 불과하지만 통신장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은 악재로 지적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통신장비업체들은 이날 재료노출에 따른 차익매물로 인해 약세를 보였다.

에이스테크놀로지 서두인칩 삼지전자 파인디지털 기산텔레콤등 대부분의 장비업체가 비교적 큰폭으로 떨어졌다.

통신장비 업체의 이같은 약세는 IMT-2000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으나 이날 막상 발표가 있자 차익매물이 출회된데다 나스닥지수 선물하락등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약화된 때문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IMT-2000사업이 본궤도에 올라갈 경우 장비업체들은 수혜를 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