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창업투자회사 투자신탁 등의 프리(pre)코스닥 투자자금 회수에 초비상이 걸렸다.

코스닥시장 침체로 투자기업의 코스닥등록(상장) 자체가 늦어져 자금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정도가 아니다.

등록한다 해도 공모가격이 투자원가를 크게 밑돌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등록이 늦어져서 문제지 등록만 되면 ''대박''이 터질 것이란 기대로 자위해 왔으나 이제는 등록해도 원금을 건지기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주에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오픈베이스 케이디엠 실리콘테크 등과 다음주 청약예정기업인 쓰리소프트는 공모가격이 이들 기업에 초기투자한 벤처캐피털 등의 주식매입단가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말 오픈베이스에 6.2%를 출자한 아리랑구조조정기금의 경우 주식매입가격은 무상증자를 감안하더라도 주당 8천4백21원(액면가 5백원).

이에 비해 오픈베이스의 공모가격은 주당 3천50원으로 아리랑구조조정기금의 취득단가보다 무려 63.8% 낮다.

아리랑구조조정기금의 오픈베이스 보유주식수는 23만7천5백주로 공모가로 계산할때 12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픈베이스는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이다.

벤처투자의 대명사격인 KTB네트워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TB는 지난해 12월말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케이디엠 주식 9만3천8백79주를 주당 1만6백52원(액면가 5천원)에 취득(지분율 18.8%)했다.

하지만 케이디엠의 공모가는 8천5백원으로 KTB는 이미 20.2%의 평가손을 입고 있다.

또 CDIB&MBS벤처캐피탈은 1998년 11월부터 1999년 12월까지 실리콘테크 지분 5.1%를 주당 6천원(액면가 5백원)에 취득했으나 실리콘테크의 공모가격이 2천6백50원으로 결정돼 공모가 기준 평가손실률이 55.8%에 달한다.

실리콘테크는 반도체장비 제조업체다.

검색엔진 판매업체인 쓰리소프트에 투자한 한국투신증권과 우리기술투자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주당 3천원(액면가 5백원)에 각각 8.6%와 7.1%의 지분을 확보했으나 쓰리소프트의 공모가는 1천9백원에 불과하다.

공모가로 따질 때 평가손실률이 36.6%에 달하고 있다.

D증권 인수팀장은 "공모주시장의 침체로 최근들어 공모가격이 본질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결정되고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초기투자 금액을 손해보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묻지만 투자가 초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털의 한 관계자는 "상장 자체가 어려워진 데다 상장되더라도 투자원금을 건지지 못할까 걱정된다"며 "현재로서는 등록후 주가가 초기투자단가 이상으로 올라주길 기대하는 것밖에는 손실을 줄일 묘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