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비(非)자발적 장기투자자"이다.

지난 5월 상장기업인 S사 주식 5백주를 사서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다.

32만원에 산 주식이 지금은 16만원이니 반토막이 났다.

바쁜 생활속에 손절매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A씨는 그러나 언젠가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급한 돈 2천만원이 필요했다.

여윳돈은 없고 반토막짜리 주식을 팔려고 하니 아깝다.

"내년이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는 매도타이밍이 올 수 있을텐데."


<>장기투자자의 돈 빌리기=A씨는 은행을 찾았지만 주식 담보대출을 잘 해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곳이 증권금융(주)이다.

의외로 S주식 1백50주를 담보로 1천만원을 빌릴 수 있었다.

그것도 대출신청 이틀만에 돈이 나왔다.

게다가 대출이자도 연 9.25~9.75%로 비교적 좋은 조건이었다.

증권금융 직원은 "주식을 담보로 하면 1년단위로 최대 3년까지 돈을 빌려 쓸 수 있고 약정한도내에서 언제든지 추가대출이나 상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 담보 대출제도=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증권금융(주)은 지난 69년부터 유가증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실적이 많지 않았을 뿐이다.

담보가능종목은 주식과 채권 수익증권 등 세가지.

상장주식과 코스닥등록 뿐만 아니라 국채 지방채 특수채 회사채와 수익증권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다만 제3시장 지정(등록)종목이나 투자부적격(신용등급 BB+이하) 무보증사채로는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대출한도도 꽤 높다.

개인의 경우 10억원까지,법인은 50억원까지 가능하다.


<>대출절차와 상환방법=우선 가까운 증권금융 지점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대출상담을 하면 된다.

대출심사가 이뤄지지만 대출신청인이 유가증권을 갖고 있느냐 확인하는 정도다.

급한 경우 거래하는 증권회사에 가서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 수익증권을 증권금융(주)계좌로 옮겨 놓으면 대출조건을 갖추게 된다.

신청인과 증권금융(주)이 근질권설정계약과 금전소비대차약정을 맺으면 증권금융은 신청인이 지정하는 계좌에 대출금을 넣어 준다.

대출기간은 1년이므로 1년뒤에 대출금을 갚고 근질권설정을 해지하면 된다.

상환시점이나 그 전이라도 주가가 충분히 올라있다면 매도희망종목과 수량.가격을 정해 증권금융에 매도를 대행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매도대금으로 대출금이 자동상환된다.


<>대주주.법인의 자금조달=상장기업은 물론 코스닥등록기업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주요주주나 일반법인도 유가증권 담보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이 보유주식을 담보로 운영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비자발적인 장기투자자가 공격적으로 "물타기"를 위해서 대출받을 수도 있다.

김형대 증권금융 기획부장은 "유가증권 담보대출 재원 1천억원을 확보했으며 현재 일반투자자의 소액담보대출 등 약 2백억원이 대출된 상태"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