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형투신사가 협상(네고)을 통해 비과세고수익펀드에 편입될 투기채 및 후순위채 평가회사를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도 투기채 가격을 장부가 수준으로 맞출수 있도록 채권평가회사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투신업계 및 채권시가평가회사 등에 따르면 2개 대형 투신사는 지난 10월 말∼11월 초 투기채의 가격네고를 통해 채권평가회사를 선정했다.

당시 2개 투신사는 한국채권평가 나이스채권평가 KIS채권평가 등 3개 채권평가회사로부터 투기등급 채권의 가격정보를 제공받아 보유중인 투기채의 시가를 계산했다.

계산결과 보유중인 투기채의 가격이 기대에 훨씬 못미치자 2개 투신사는 채권평가회사에 투기등급 채권의 시가를 높여줄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했다.

2개 투신사는 이러한 네고를 통해 투기등급 채권의 가격을 후하게 평가한 채권평가회사를 비과세고수익펀드의 시가평가회사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2개 투신사는 후순위채의 장부가 대비 손실률을 6∼7%수준에서 4∼5%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평가회사 관계자들은 투신사뿐 아니라 금감원으로부터도 손실률을 최대한 낮출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채권평가회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후순위채의 경우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이 들어간 만큼 A-급 정도로 평가하는 게 적절하지 않느냐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보증보험이 원리금 대지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신용도가 투기등급 수준에 불과하다는 채권평가회사 및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판단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한편 채권평가회사가 채권의 가격을 놓고 네고를 했다는 것은 채권평가회사의 신뢰도에 먹칠을 하는 것이며 규정상으로도 중징계를 받게 돼있는 사안이어서 투기채 가격네고의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