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이 연초에 장담했던 "실적 목표"를 채우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영업실적이 목표치를 크게 밑돌면 증권회사 리서치팀들은 투자의견을 여지없이 하향조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증시 한파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코스닥 기업들사이에 실적이라도 튼튼하지 못하면 "주가 반등"은 기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에따라 코스닥기업들은 연말 "벼락 실적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증권 리서치팀의 홍성국 부장은 "대기업들의 단골 메뉴였던 해외현지법인을 이용한 밀어내기 수출을 비롯해 유가증권 처분과 부실가능 채권 청산같은 실적관리가 벤처기업들 사이에서도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밀어내기 수출=윌텍정보통신은 올해 매출목표를 3백20억원으로 잡았었다.

그러나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74억원에 그쳤다.

이 회사는 따라서 일단 목표치를 1백70억원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래도 4.4분기중 1백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정된 목표 달성 계획에 따르면 해외현지법인 수출형태로 돌리는 매출액이 40억원정도 포함돼 있다.

윌텍정보통신의 안희광 경영기획 팀장은 통신장비업체라는 업종 특성상 매출이 연말에 몰려 목표달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달중 코스닥 상장(등록)예정인 바이오스페이스도 해외현지법인을 통한 "벼락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바이오스페이스는 연초에 14억원규모의 수출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3.4분기까지의 누적치는 5억원.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수출계획분중 나머지 9억원어치를 연말에 몰아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돈되는 유가증권 처분=로커스는 구조조정펀드(거래소 상장종목)인 한강기금에 대한 출자로 3.4분기말 현재로 89억원의 손실(평가손 포함)을 입었다.

로커스는 지난달 27일 이같은 평가손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보유중인 싸이더스의 지분 4백86만주를 로커스홀딩스에 매각해 처분이익을 올린 점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옥션도 3.4분기까지 당기순손실 규모가 89억원에 달하는 등 적자를 기록하자 자회사인 동서통운의 주식 전량을 지난 10월2일 과감히 처분했다.

이들 기업은 그나마 주식이 팔려 다행이다.

팔려고 내놔도 안팔리는 주식을 들고 있어 애를 태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코스닥의 A사 관계자는 "비등록기업의 주식을 상당수 갖고 있는데 처분하려고 원매자를 찾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여금 회수=리타워테크놀러지스도 자회사인 유니컴넷 마이크로컴 등에 빌려준 자금을 두달만인 이달말에 모두 상환받을 예정이다.

채권 대손 상각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다.

리타워텍은 지난 6~8월에 매출액 9억9천만원에 순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