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메디슨 회장은 26일 한글과컴퓨터 보유지분 매각에 이어 1천억원어치의 유가증권을 처분,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디슨의 위기설과 관련,"올 하반기에만 1천5백억원의 빚을 갚아 단기부채는 내년 3월에 돌아올 2백억원대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악성루머가 또다른 루머로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이를 조기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유가증권 추가매각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 대치동 메디슨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인터뷰를 가진 이 회장은 또 "한글과컴퓨터의 지분매각으로 생긴 차익은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메디슨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백80%에 불과하고 올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두배 많은 3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차입금이 많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던 지난5월에도 보유 상장주식의 시가는 총부채보다 3배나 많은 5천2백억원선이었다.

한글과컴퓨터의 지분매각으로 이젠 연말까지 갚아야 할 빚은 없다.

내년 3월 2백억원만 상환하면 된다.

현재 메디슨이 보유중인 주식은 시가로 2천5백억원정도다.

이중 1천억원어치를 추가로 팔아 현금을 확보해 루머를 완전히 불식시키겠다"

-외국 기업에 한글과컴퓨터 지분을 매각한 것은 ''아래아 한글'' 살리기 운동을 주도했던 당초 대의명분에 어긋나지 않는가.

"그런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의명분때문에 시간을 끌다보니 문제가 더 커졌다.

한국기업평가가 메디슨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조정한 이후 무려 1천7백억원의 상환요구가 들어왔다.

이 와중에서도 메디슨은 한글과컴퓨터에 전략적 파트너를 찾아주는데 최선을 다했다.

지난 6월 시너지효과가 예상되는 SK와 무선통신사업자에 지분을 매각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다음으론 국내 우량 벤처기업과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됐다.

마지막 선택은 국내 대기업,장내 매각,해외매각 밖에 없었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은 국민적 정서에 맞지 않았고 장내 매각은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어 결국 해외기업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메디슨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의 자존심이 걸린 기업을 외국에 넘겼다는 비난도 있는데.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메디슨의 1대 주주도 외국인이다.

삼성전자가 외국기업인가.

메디슨이 한컴 주식매각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메디슨은 IMF체제 당시 회사의 운명을 걸고 50억원을 한컴에 투자했다.

한때 한컴 보유주식은 시가로 1천2백억원까지 올라갔었다.

매각을 시작할때는 1천억원대였다.

그러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과 맺어주기 위해 시간을 끌다보니 결국 2백50억원대로 급감했다.

한컴에 대한 지분참여가 시세목적이 아닌 이상 평가차익 2백억원은 사회에 환원한다"

-사회 환원하는 방법과 시기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주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행 상법에선 연간단위로 순이익의 5%를 출연할 수 있다.

작년 당기순익 5백억원의 5%인 25억원이 연간 기부한도다.

올해부터 향후 3∼4년 동안 공익재단 등을 통해 차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