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상장기업의 3분기 실적이 공식 발표됨에 따라 그 결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 일각에서는 실적장세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이미 ''소리없는 실적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기업의 주가는 장세와 무관하게 상승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연중 최고가를 경신한 롯데칠성이 대표적이다.

실적에 따른 주가차별화 양상은 대그룹 계열사도 예외가 아니다.

LG전자 주가가 연초에 비해 75%나 급락한 것은 실적악화가 주된 배경이다.

삼성그룹의 영원한 라이벌 기업인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주가가 역전된 것 역시 실적전망에서 비롯됐다.

외국인도 실적을 가장 중요한 매매잣대로 사용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15일 발표되는 상장기업의 3분기 실적을 기초로 기업의 향후 수익력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익을 먹고 자라는 주가=실적이 탄탄히 뒷받침되는 종목의 주가상승세는 침체장에서 더욱 눈이 부시다.

롯데칠성 태평양 전기초자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이들 3종목은 사상 최고가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롯데칠성의 올해 3분기까지 경상이익은 7백90억원.지난해 전체 경상이익(2백92억원)의 2.7배에 달한다.

연말까지 1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 주가는 연초(6만5천원)대비 1백20% 상승한 14만2천5백원으로 지난 94년 11월에 기록한 사상최고가 15만1천9백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자본금(67억원)이 적어 주식의 유동성이 떨어지고 경영 마인드도 폐쇄적이어서 시장관심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주가가 실적을 속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1위 화장품업체인 태평양의 주가는 연초 1만9천6백50원에서 현재 3만1천원대로 올라있다.

수익력 향상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올들어 3분기까지 경상이익은 9백8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경상이익(7백61억원)을 뛰어넘었다.

연초 14%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27%로 대표적인 외국인 선호주란 이미지를 얻었다.

한국전기초자 역시 실적향상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연초에 비해 1백%가량 올라있다.

◆실적에 따른 주가차별화=증시가 앞으로도 지지부진한 장세가 지속될 경우 제2의 롯데칠성이나 태평양 같은 주식이 추가로 탄생할 것(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운용부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향후 전망이 어두운 기업은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LG전자가 대표적인 케이스.LG전자의 현 주가는 연초(5만1천원)대비 75%나 떨어진 1만2천원대에 머물러 있다.

9월중순까지는 3만원대를 유지했으나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란 소식이 퍼지면서 그때부터 곤두박질쳤다.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2분기)에 비해 6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주가수준이 뒤바뀐 것도 실적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연초 8만1천원으로 삼성SDI(5만4백원)보다 훨씬 높았으나 최근 역전당했다.

삼성SDI는 2분기 2천56억원의 경상이익을 낸데 이어 3분기에도 2천3백20억원을 기록,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도 2분기 1천2백9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1천2백6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려 외형상 크게 위축된 흔적은 없다.

그러나 올들어 단말기등 정보통신 부품 쪽에서 실적악화 우려감이 제기되면서 주가발목이 잡힌 것(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으로 풀이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