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거래량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세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옵션 11월물이 9일로 종말을 고한다.

주식시장에선 옵션 11월물이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도 대체로 옵션 만기일엔 매도압력이 평소보다 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콜 옵션에 대해 대규모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이익실현을 위해 대량의 현물주식을 매도하는 승부수를 동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콜옵션 매도물량이 관건=이번 옵션 만기일의 가장 큰 특징은 증권사의 콜옵션 매도물량이 크게 증가한 상태라는 점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증권사의 콜매도 누적포지션이 현재 90만계약에 육박한 상태며 이 정도의 포지션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물이나 현물 또는 풋옵션 매도 등을 통해 헤지를 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대략 40만계약정도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이를 감안할 때 어떤 식으로든 증권사가 기존 포지션을 성공시키기 위해 현물주식을 매도하는 등의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프로그램 매도물량=옵션만기일에 쏟아질 프로그램매도물량은 1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옵션관련 매수차익거래잔고는 5백억원수준이지만 과거 경험을 통해 볼 때 만기일에 장중 지수변동을 이용한 초단타성 프로그램물량이 급증한 사례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 10월물 만기일에는 옵션 매수차익거래잔고가 2백80억원에 불과했지만 그 날 시장에 나온 프로그램매도물량은 1천4백억원에 달했다.

◆주가 영향력=시장에 미칠 충격의 강도에 대해선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김성노 동부증권 연구원은 "평소 만기일의 프로그램매도물량이 3천억원가량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천억원가량의 물량은 규모가 작은 편"이라며 "최근 고객예탁금도 늘고 있어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심상범 선임연구원은 "시장의 체력이 저하된 상태여서 매도물량에 비해 충격정도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