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선 결과는 국내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면 결판이 날 미국 대선이 국내증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은 부시가 당선될 경우 구경제 주식의 강세를 예상했고 고어가 집권하면 첨단기술주가 상대적으로 빛을 볼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내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증시 전체를 놓고 볼 때 미 대선 결과는 그다지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기태 WI카증권 이사는 "한국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미 증시 안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미국증시 향방은 대선 결과가 아니라 미 경제의 연착륙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을 찾아가는 미 증시=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동반 상승무드를 타고 있는 것은 미 증시 상승세와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주 미 증시는 전통주 및 실적호전 기술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다우지수가 2.2%,나스닥지수가 5.3% 올랐다.

다우지수는 10,000선에서,나스닥지수는 3,000선에서 각각 지지를 확인했으며 심지어 연말 랠리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미 증시회복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AMG데이터에 따르면 US펀드,인터내셔널펀드,이머징펀드,아시아퍼시픽펀드 등으로 지난 10월부터 2주간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제 유동성이 보강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이번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한국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미 증시가 진짜 바닥을 쳤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ING베어링증권의 이길영 상무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10년간 호황을 지속한데 따른 후유증은 쉽사리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 경제의 소프트랜딩 여부가 대선 이후 주식시장의 가장 큰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대선 결과 수혜주=월스트리트는 부시가 집권할 경우 굴뚝주의 상대적인 강세를,고어가 당선되면 첨단기술주의 긍정적 주가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를 감안해 한국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증권은 부시가 집권할 경우 첨단기술에 대한 규제와 보안강화로 로열티 지급 부담이 늘어나 첨단업종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될 것으로 지적했다.

약값에 대해 정부통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국 제약주 강세와 국내 제약업종의 상대적인 수혜도 예상되고 있다.

또 통상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자동차 등 대미 수출관련 기업의 주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한증권은 고어가 당선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한 신경제주식 전반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스닥벤처주가 상대적으로 강세흐름을 보이고 거래소시장에선 통신과 반도체 등 첨단주가 반등장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또 고어가 환경옹호론자여서 환경관련 테마주가 부각될 전망이다.

대북 경협과 관련해 클린턴 행정부 입장이 유지돼 대북경협 관련주가 다시 관심을 모을 가능성도 높다고 신한증권은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