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명실상부한 증권업종의 대표주로 자리잡았다.

주식매매 약정도 그렇고 주가도 그렇다.

2000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삼성증권은 1백18조7천2백51억원의 약정을 올렸다.

증권사 전체 약정고 1천1백47조7천8백98억원의 10.34%나 된다.

지난해 약정순위 4위에서 일약 1위로 뛰어 오르는 영업력을 과시했다.

주가도 업계 최고가다.

지난해 11월17일에는 6만4천9백원까지 갔다.

최근에는 2만1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증권주가 1만원을 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업종대표주로서의 자리는 확고하다.

2위인 신영증권에 비해서도 주가가 2배수준이다.

재무구조와 실적도 비교적 양호하다.

9월 말 현재 자기자본은 1조6천18억원(자본금 3천9백93억원 포함)에 달한다.

부채 2조3천8백46억원을 포함해 자산규모가 3조9천8백4억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도 6천5백9억원의 영업수익(제조업의 매출액에 해당)을 올려 9백95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지난해 한햇동안 영업이익은 1천7백32억원이었다.

그러나 부분 자본잠식상태인 계열사 삼성투자신탁증권을 오는 12월1일을 기해 흡수합병하게 돼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흠이다.

합병후에는 부채가 4조8백73억원(자산 5조8천7백14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또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가 많을 경우 자금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10월28일∼11월16일)마지막 이틀인 11월15,16일동안 회사측이 주가를 매수청구권가격(보통주 기준 2만2천1백30원) 이상으로 관리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합병후 영업용 순자본비율(증권사 재무건전성 기준)이 크게 하락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측은 "영업용 순자본 비율의 일시적인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매입주식 처분 또는 후순위차입금 등을 통해 단기간내에 안정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조원이 넘는 수익증권 판매고(10월말 현재 삼성증권 9조3천1백39억원,삼성투신증권 11조4천9백48억원)의 영향으로 신탁재산 부실에 따른 손실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판매규모가 큰 만큼 편입채권의 부도가 발생할 경우 떠안아야 할 손실부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상품계정에도 부실요인이 남아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3일 발표된 퇴출기업 무보증회사채 13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어 7억∼8억원의 추가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경회 메리츠증권 리서치팀 선임연구원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감안했을 때 삼성증권의 합병후 적정주가는 2만∼2만5천원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